▲왕소희
"같이 디왈리를 보내지 않겠어요?"
람은 나와 내 여행 친구들을 잔시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매일 밤 음악 쇼를 보러가는 나에게 감사 표시를 하고 싶었나보다. 디왈리는 라마야나(힌두 서사시)에 등장하는 라마 왕이 14년간 망명 생활 후 돌아온 것을 축하한 데서 시작 되었다. 이것은 인도 최대의 명절로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함께 축제를 즐긴다.
템포는 덜컹거리며 잔시로 향하고 있었다. 거리마다 새로 칠한 알록달록한 집들이 설레며 디왈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난 호텔에서 11년 동안 일했어요. 대학을 나왔고 자격증도 있고 영어도 잘하죠. 그래서 영국으로 가려했어요. 좋은 기회가 많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번번이 실패 했지요."
그리고 한 인도 여인의 사진을 꺼내어 보여줬다.
"사랑 했어요. 십년동안 그녀를 사랑했지요. 하지만 우린 카스트가 달라 결혼하지 못하고 헤어져야 했어요. 인도는 그런 나랍니다. 사랑도 꿈도 모두 잃어버린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난 내 삶을 떠나겠다고 생각했어요. 일과 가족을 버리고 크리슈나 성지 마투라 브리다반으로 떠났습니다. 이스콘(힌두 그룹의 하나)의 사두가 되기로 결심 했었지요."
'i forgot whole world in vrindaban(나는 브린다반에서 세상 전부를 잊었노라)'
나는 이스콘 승복 뒤에 쓰여진 문구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사두가 되지 않았다.
"그곳에서 신의 메시지를 받았어요. 그래서 이스콘 사원으로 가지 않고 오르차로 가게 됐지요. 그곳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비참한 삶을 보았어요. 그들을 바라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었어요."
그는 오랜 세월 동안 마더테레사 하우스에서 봉사하며 그들의 삶을 지켜보았다. 억울하고 가난한 인도를. 그의 가슴은 진심으로 아픔 속에 있었다. 그것은 마치 나의 아픔처럼 느껴졌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말 하지 않더라도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다고 표현하면 될까? 그 사람의 영혼을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라곤 가난한 아이들을 모아 영어를 가르치는 것 이였죠."
처음 두 명으로 시작했던 것이 보름 만에 80명이 모이는 학교가 됐다. 그리고 한 영국인 기부자를 만나 정식으로 봉사단체를 꾸리게 되었다. 수상한 음악 쇼도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을 돕기 위해 그 단체에서 꾸려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그 음악 쇼를 책임지고 있었고 나는 그 곳에서 그를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