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견제 속 협력관계 언제까지 이어질지

중미, 군사 핫라인 설치 협의

등록 2007.11.06 16:58수정 2007.11.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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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핫라인 설치 소식을 전하고 있는 신화통신 신화통신은 중미 국방부장관이 양국간 군사 핫라인 설치에 협의했다는 소식을 특집으로 전하고 있다.
군사 핫라인 설치 소식을 전하고 있는 신화통신신화통신은 중미 국방부장관이 양국간 군사 핫라인 설치에 협의했다는 소식을 특집으로 전하고 있다.신화통신
▲ 군사 핫라인 설치 소식을 전하고 있는 신화통신 신화통신은 중미 국방부장관이 양국간 군사 핫라인 설치에 협의했다는 소식을 특집으로 전하고 있다. ⓒ 신화통신

11월 5일, 차오강촨(曹剛川) 중국 국방부장과 로버트 게이츠(Robert Gates) 미국 국방장관이 두 나라 국방부 사이에 군사 핫라인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으로서는 처음으로 다른 나라와 국방부 차원에서 핫라인을 개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미국으로서는 중국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던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시기와는 다른 한 단계 업그레이된 대중국 군사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제사회를 움직이는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양국 국방부간 군사핫라인 직통전화 설치는 군사 안보유대를 개선해나가자는 증표이자 향후 중국의 급속한 군비증가, 이란의 핵개발과 중국의 대이란 무기 판매,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수출 등 양국 간의 미묘한 군사적 현안들을 풀어갈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이번 군사 핫라인 설치를 계기로 최근 중국이 항공모함, 잠수함, 군함, 미사일 등을 개발하는 것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는 한편 이라크전쟁, 이란의 핵개발문제 등의 문제에서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자는 전략이고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면서 미국에게 대만과의 모든 군사적 관계와 무기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미 양국은 한국전쟁을 필두로 냉전시대 첨예한 대립구도를 형성해 왔었다. 중소분쟁 이후 1972년 2월 21일, 닉슨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죽의장막이 걷히기 시작하였고 1979년 1월 1일 드디어 중미국교수립이 이뤄졌다.


그러나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건으로 미국의 대중국 경제제재가 시작되며 다시 얼어붙은 양국관계는 1997년 10월 장쩌민(江澤民)주석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호전되기 시작하였으나 1999년 주유고슬라비아 중국대사관 오폭사건, 2001년 4월 1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 상공에서의 미 해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충돌 사건, 2002년 장쩌민국가주석 전용기에 대한 도청사건 등의 악재가 맞물리며 다시 냉각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미 미국시장에서 2000억 달러 이상의 무역흑자를 올리고 있는 중국이나 세계 최대의 중국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미국의 상호호혜 추구 필요와 맞물려 양국의 관계개선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05년 미국정부는 중국을 이해관계자(Stakeholder)로 규정했고 2006년 4월 후진타오(胡錦濤)국가주석은 미국을 방문하며 양국간 협력관계는 더욱 공고해졌다. 그리고 2006년 11월에는 중국과 미국 해군이 연합구조훈련을 함께 한데 이어 최근에는 파키스탄에서 대테러 7개국 연합훈련에도 공동으로 참가하기도 하였다. 이번 군사 핫라인설치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은 유훈에서 샤오캉(小康, 먹고 살만 한 수준)사회를 건설하고 2050년경 세계최고강대국이 되기 전까지 강대국과의 충돌과 마찰을 피하라는 의미로 ‘영불당두(永不當頭, 우두머리로서 전면에 절대 나서지 마라)’를 당부한 바 있는데 지금까지 중국은 그것을 잘 지켜가고 있는 셈이다.


중국과 미국은 군사적으로 라이벌의식을 갖고 상호 경쟁하고 견제하면서도 또 한편 대테러전쟁과 핵무기 비확산 등의 분야에서는 표면상 공조와 협조체제를 구축해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대만과 티벳문제 등에서 미국에 대해 갖는 반미정서는 여전히 존재하며 미국 내에서도 중국위협론은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되고 있어 향후 양국의 군사적 동반관계에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국정브리핑

2007.11.06 16:58ⓒ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국정브리핑
#중미관계 #군사 핫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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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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