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化)' 씻어내며 우리 말 살리기 (31) 대중화

[우리 말에 마음쓰기 528] ‘갇히고 매이고 얽매이’는 삶과 ‘정형화’

등록 2009.01.20 12:18수정 2009.01.2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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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대중화

 

.. 이 책이 우리 고전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우리 고전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홍대용/이숙경,김영호 옮김-의산문답》(꿈이있는세상,2006) 7쪽

 

 ‘측면(側面)’은 ‘대목’이나 ‘테두리’로 손봅니다. “고전(古典)에 대(對)한 관심(關心)을 일으키는”은 “옛책에 눈길을 둘 수 있게 하는”이나 “옛책을 사랑할 수 있게 하는”으로 손질해 줍니다.

 

 ┌ 대중화(大衆化) : 대중 사이에 널리 퍼져 친숙해짐

 │   - 자동차의 대중화 / 교육이 대중화되면서 대중의 지식 수준이 높아졌다 /

 │     그는 대중 가수로서는 드물게 국악의 대중화에 노력을 기울였다 /

 │     생활 체육으로 대중화되었다 / 컴퓨터가 대중화하다 / 국악을 대중화하다

 │

 ├ 우리 고전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 우리 옛책을 널리 읽힌다는 대목에서

 │→ 우리 옛책 두루 읽히기라는 테두리에서

 │→ 우리 옛책을 오늘날 새롭게 선보이면서

 └ …

 

 훌륭한 줄거리를 담고 있다면 옛책이든 새책이든 헌책이든 두루 읽혀야 좋습니다. 훌륭한 생각이라면 몇몇 사람만 껴안고 있기보다 더 많은 이들이 넉넉히 헤아릴 수 있도록 나누어야 좋습니다.  훌륭한 사람이라면 더 너른 자리로 나와서 훌륭함을 듬뿍듬뿍 펼칠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 주어야 좋습니다.

 

 ┌ 자동차의 대중화

 │→ 자동차가 널리 퍼짐

 │→ 누구나 자동차를 가짐

 ├ 교육이 대중화되면서

 │→ 교육이 누구한테나 열리면서

 │→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으면서

 ├ 국악의 대중화에

 │→ 국악을 널리 퍼뜨리는 데에

 │→ 국악을 새롭게 선보이는 데에

 └ …

 

 우리 세상을 곰곰이 돌아봅니다. 훌륭하거나 멋지거나 아름다운 이야기가 널리 퍼지고 있는가 헤아려 봅니다. 따뜻하거나 사랑스럽거나 애틋한 삶이 널리 알려지면서 우리 가슴이 따뜻해지거나 사랑스러워지거나 애틋해지는가 곱씹어 봅니다. 밝고 싱그러운 빛줄기를 담은 책이 두루 읽히고 있는가 고개를 갸우뚱갸우뚱해 봅니다.

 

 ┌ 생활 체육으로 대중화되었다

 │→ 생활 체육으로 자리잡았다

 │→ 생활 체육으로 널리 퍼졌다

 ├ 컴퓨터가 대중화하다

 │→ 컴퓨터를 누구나 쓰다

 │→ 컴퓨터를 널리 쓰게 되다

 └ …

 

 얄궂거나 뒤숭숭한 이야기만 널리 퍼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둡거나 몹쓸 삶만 자꾸 뿌리내리거나 줄기를 뻗지 않나 싶습니다. 돈 밝히고 거짓 지식 우쭐거리거나 자랑하는 책만 끊임없이 쏟아지고 팔리고 책시렁을 채우지 않나 모르겠습니다.

 

 

ㄴ. 정형화되다

 

.. 그러나 정형화되지 않은 우리 인생에서는 우연한 사건을 통해 마음을 정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  《마이클 예이츠/추선영 옮김-싸구려 모텔에서 미국을 만나다》(이후,2008) 342쪽

 

 ‘인생(人生)’은 ‘삶’으로 다듬고, “우연한 사건(事件)을 통(通)해”는 “우연한 사건을 겪으며”로 다듬습니다. “마음을 정(定)하는”은 “마음을 잡는”으로 손질하고, ‘발생(發生)한다’는 ‘일어난다’로 손질합니다.

 

 ┌ 정형화되지 않은 우리 인생

 │

 │→ 매여 있지 않은 우리 삶

 │→ 얽매여 있지 않은 우리 삶

 │→ 갇혀 있지 않은 우리 삶

 └ …

 

 퍽 많은 사람들은 ‘어떤 틀로 굳어진’ 삶을 보냅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아주 어릴 적부터 홀가분하게 뛰어놀거나 마음껏 동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가운데, ‘집-학교-학원’이라는 굴레에 갇힙니다. 집에서도 자기 방에 콕 틀어박히거나 텔레비전이나 셈틀하고만 동무가 되곤 합니다. 지난날에는 책을 읽는 아이가 많지 않았어도 길과 들에서 또래나 손위나 손아래 아이들하고 함께 복닥이면서 몸으로 겪고 느끼고 배울 수 있었기에, 몸이나 마음이나 고르게 가꿀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책을 읽는 아이가 많아졌지만, 엄청나게 머리에 담아 놓은 지식을 풀어 놓을 자리가 없고, 머리에 쌓인 지식으로 이웃이나 또래 동무한테 사랑이나 믿음을 베풀 마음을 키우지 못합니다.

 

 ┌ 매이지 않은 삶 → 홀가분한 삶

 ├ 얽매이지 않은 삶 → 마음껏 누리는 삶

 └ 갇히지 않은 삶 → 스스로 일구는 삶

 

 무엇엔가 매여 있기에 스스로 자기 꿈을 찾지 못합니다. 돈에 매였든 이름값에 매였든 가방끈이나 갖가지 줄에 매였든, 자기 스스로 매인 끈을 풀 생각이 없기 때문에 늘 똑같은 나날이 되풀이됩니다. 새로움을 찾으려는 마음을 잃습니다. 새로움을 찾으려는 마음을 잃으니, 스스로 거듭나려는 마음을 품지 못합니다. 스스로 거듭나지 못하니 고인 물이 됩니다. 품에 안은 지식이며 돈이며 사람줄은 많을 터이나, 이 많은 여러 가지를 살뜰히 풀어내거나 쓰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자꾸 쌓이기만 하고 내놓지 않으니 넘치다 못해 터지기도 합니다.

 

 ┌ 매이지 않은 삶 → 끄달리지 않는 삶

 ├ 얽매이지 않은 삶 → 휘둘리지 않는 삶

 └ 갇히지 않은 삶 → 늘 새로워지는 삶

 

 우리한테 한 번 주어진 삶임을 느끼면서 좀더 알차게 가꿀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우리한테 두 번 주어지지 않는 삶임을 헤아리면서 한결 아름다이 추스를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우리한테도 즐겁고 우리와 마찬가지로 꼭 한 번 살아가는 이웃한테도 즐겁도록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힘차게 걸어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작은자전거 : 인천+부천+수원 자전거 사랑이] http://cafe.naver.com/inbusu

2009.01.20 12:18 ⓒ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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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한자 #우리말 #우리 말 #국어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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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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