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물인가 흉물인가 낙안온천, 낙안자연휴양림

[09-029] 최고의 명물이면서 최악의 흉물이라 말하는데 는 이유가 있다

등록 2009.08.24 14:01수정 2009.08.24 14:01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참 좋은 곳에 자리 잡았네, 명당이 뭔지 모르지만 경치 좋으면 명당이지. 그래서 저런 곳에 자리를 잡았겄재. 근디 좀 거시기 하긴 하다."


순천시 낙안지역에서 일반인이 봐도 좀 괜찮다 싶은 장소 두 곳이 있다. 금전산을 타고 내려오는 줄기로, 그곳에 서 보면 낙안들녘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것이 영락없는 명당이다. 그곳에는 현재 낙안온천과 낙안민속휴양림이 각각 자리 잡고 있는데 사람들은 명당과 명물이라는 평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흉물이라는 상반된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낙안온천, 낙안자연휴양림 왜 명물인가?

a

금전산 중턱에 있는 낙안온천(지붕 보이는 건물) 그곳에 서면 낙안 들판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 서정일


지난 2003년과 2004년에 금전산 줄기 동쪽과 서쪽에 각각 조성된 낙안온천과 낙안자연휴양림은 낙안읍성을 비롯해 인근 관광지인 순천만, 송광사, 선암사, 보성차밭을 겨냥한 숙박 휴양시설로 자리 잡고 있다. 규모면에서는 크게 내세울만한 것은 아니지만 내용면에서는 알짜다.

먼저, 낙안온천은 물 좋다고 소문이 난 곳이다. 전국에 온천이라는 이름을 내건 300여 개가 넘는 곳들 중에서 물 하나만 놓고 본다면 어디 내 놓아도 빠지지 않을 정도라는 평가다. 중탄산나트륨을 비롯해 유황과 게르마늄 등 광물질이 다량함유 돼 물 자체가 미끄러울 정도다.

경치 또한 훌륭해 낙안온천에서 바라다보면 낙안벌과 멀리 벌교 입구까지 내려다보인다. 뒤쪽으로는 금전산이, 앞쪽으로는 넓은 들판이, 우측으로는 울창한 계곡과 저수지까지 배치돼 한마디로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으면 자리를 뜨기가 싫어지는 전경이다.


낙안자연휴양림은 또 어떤가? 먼저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호랑이가 양쪽에서 으르렁 거리고 그 사이에 개가 잔뜩 웅크리고 앉아있는 형국의 풍수지리다. 멀리서 보면 금전산 자락과 오봉산 자락이 분명 호랑이 형국으로 마주보고 있다.

깊은 산골에 위치하지도 않아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계곡과 산림이 절묘하게 어우러져있다. 인근 유명 관광지인 선암사, 송광사, 낙안읍성, 보성차밭 등에 와서 자연에서 쉴만한 이렇다 할 숙박지가 없는 점에 비춰볼 때 자연휴양림은 숙박지로서 그야말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낙안온천, 낙안자연휴양림 왜 흉물이라고 하는가?

a

낙안자연휴양림 안내도, 주민들은 콘크리트 시멘트로 만든 건물과 함께 계곡물을 막아 풀장을 만들어 버린 것을 지적하고 있다 ⓒ 서정일


이런 좋은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 낙안온천과 낙안자연휴양림에 대해 주민들은 지역의 명물이라고 얘기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흉물이라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한다. 어찌 보면 큰 아쉬움에 따른 우회적인 표현으로도 볼 수 있는 흉물이라는 평가.

여기에는 자연친화적이지 않은 건물형태와 자연훼손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주민들은 "온천이나 휴양림 모두 편히 쉬는 공간이며 자연 속에 있기에 주변경관을 고려하고 낙안읍성이라는 민속적인 분위기를 수용해 천연 재료로 건물이 지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전부 콘크리트 시멘트 건물로 거부감이 있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또한, "두 곳 모두 계곡을 끼고 있는데 계곡도 망가지고 계곡물도 버렸다"는 주장도 있다. 일례로 낙안자연휴양림이 위치한 곳에는 예로부터 '용소'라고 하는 천연 웅덩이가 있어 여름철이면 지역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였는데 지금은 콘크리트로 보를 만들고 인공 풀장을 만들어 자연이 훼손되고 입장료를 내야만 들어가는 상황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역의 명물이면서도 명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흉물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받게 된 원인은 멀리 내다보지 못한 온천 사업주와 국립자연휴양림 측에 있을 것이다. 그들이 조성 전에 지역주민들과 조금만 더 소통에 신경을 썼다면 반쪽 칭찬에만 머물지 않았을 거라는 얘기는 일리가 있어 보인다.

가까운 낙안읍성이나 선암사, 송광사, 순천만, 보성차밭 등이 지역의 유명 관광지이면서도 머무르며 휴식할 수 있는 숙박과 휴양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낙안온천과 낙안자연휴양림은 둘도 없는 소중한 곳인데 점점 그 빛이 바랜다는 지적을 곰곰이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낙안군과 낙안군 폐군(廢郡)
현재의 순천시 외서면을 비롯해 낙안면, 별량면 일부, 보성군 벌교읍 그리고 고흥군 동강면, 대서면 일부의 땅은 옛 낙안군이었다. 하지만 101년 전인 지난 1908년 10월 15일, 일제는 항일투쟁무력화, 동학혁명진원지분산, 침략거점도시화를 위해 낙안군 자체를 없애버리고 주민들을 인근 지역 세 곳으로 강제 편입시켰다.

덧붙이는 글 | 예고: [09-030] 여름 휴가 끝나야 오붓한 이미대
남도TV


덧붙이는 글 예고: [09-030] 여름 휴가 끝나야 오붓한 이미대
남도TV
#낙안군 #남도TV #낙안온천 #낙안자연휴양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이사 3년 만에 발견한 이 나무... 이게 웬 떡입니까
  2. 2 '내'가 먹는 음식이 '우리'를 죽이는 기막힌 현실
  3. 3 도시락 가게 사장인데요, 스스로 이건 칭찬합니다
  4. 4 장미란, 그리 띄울 때는 언제고
  5. 5 "삼성반도체 위기 누구 책임? 이재용이 오너라면 이럴순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