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맛을 오롯이 담아낸 한정식

순천 '낙원회관'의 한결 같은 음식 맛의 비법

등록 2011.01.08 15:35수정 2011.01.0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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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만5천원의 남도 한정식이다. ⓒ 조찬현


남도 한정식, 남도의 밥상이다. 한정식 전문점 낙원회관은 분위기 있는 집이다. 느낌이 좋다. 입구 마루에 문갑이 놓여 있어서인지 정말 운치 있다.


남도의 한정식 집에서 동양화는 흔하지만 이 겨울에 만난 모란꽃은 감흥이 남달랐다. '1인이 백인이 된다.' 이곳 낙원회관 주인장(43. 정은룡)의 말이다. 한 사람이 백 명의 손님을 모셔오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정성을 다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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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탕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모듬조개탕이다. ⓒ 조찬현


조개탕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모듬조개탕이다. 와~ 백합, 민들이, 개조개, 가리비, 등의 조개가 듬뿍 들어있다. 헌데 민들이는 뭘까. 난생 처음 들어보는 조개다.

삼합에 매생이전 간재미회무침까지. 아니 벌써 봄동이~ 봄동겉절이다. 밭으로 금방이라도 도망갈 정도로 싱싱한데다 맛도 제법이다.

몰이다. 몰을 된장에 버무려냈는데 이거 맛이 장난 아니다. 맛돌이가 함 먹어보고 아삭하고 고소한 식감과 그 맛에 뿅 갔다. 반찬이 간이 잘 맞다. 하나하나 모두가 다 좋다. 생선구이는 또 어떻고, 고등어는 직접 간을 해서 숯불에 구워냈다. 숯불향이 배어있어서일까. 은근하고 삼삼한 맛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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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는 직접 간을 해서 숯불에 구워냈다. 숯불향이 배어있어서일까. 은근하고 삼삼한 맛이 정말 좋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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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장어구이다. 이집의 특제소스를 뿌려냈다. ⓒ 조찬현


붕장어구이다. 이집의 특제소스를 뿌려냈다. 붕장어구이 또한 생선구이처럼 숯불에 구워낸 것이다.  된장국과 밥, 밥은 자고로 쌀이 좋아야한다. 식은 밥도 맛있다. 고흥 간척지 쌀이라고 하던데 밥맛 한번 쥑인다. 밥이 좋으면 맛돌이는 간장 한 종지만 있어도 족한데.


이건 모든 음식이 나온 후의 상차림이다. 1인 1만5천원의 한정식이다. 이 정도면 가격대비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듯, 이건 순전히 맛돌이의 생각이다.

붕장어구이다. 천천히 음미하며 다시 맛을 봤다. 은은한 숯불향이 지대로 배어있다. 남도의 한정식에서 결코 빠져서는 안 되는 음식 삼합이다. 돼지고기와 묵은지, 홍어까지 입이 미어지게 배추쌈을 했더니 캬~ 말문이 턱 막힐 정도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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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생이와 굴을 넣어 만든 매생이전이다. ⓒ 조찬현


매생이와 굴을 넣어 만든 매생이전이다. 제철을 만난 매생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이건 식사 도중에 본 순천만의 멋진 일몰 풍경과 동양화다.

샛서방고기다. 금풍쉥이, 넘 맛있어 샛서방에게만 몰래 준다는 그 생선으로 조림을 했다. 이름 하여 금풍쉥이 조림이다.

다른 찬 아무것도 없어도 이거 하나면 될 것 같은 조개탕은 국물 맛이 아주 좋다. 이곳 주인장은 친정어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았다고 한다. 낙원회관을 연 지는 올해로 10년째, 하지만 어머니의  손맛까지 합치면 음식에 40여년의 내공이 깃들어 있다고 한다. 국물 맛이 다른 모듬조개탕은 미리 육수를 준비해서 끓여낸다.

육수의 비밀을 살짝 알아보자. 마른새우, 명태대가리, 전복껍데기, 다시마, 무를 통째로 넣고 푹 끓여냈다고 한다. 어쩐지 맛이 유별나다고 했더니. 최고의 식재료만 고집한다는 주인장에 개업 때부터 이제껏 주방을 지키는 찬모, 한결 같은 맛의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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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서방고기다. 금풍쉥이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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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한정식에서 결코 빠져서는 안 되는 음식 삼합이다. ⓒ 조찬현


금풍쉥이 먹을 때는 조심 또 조심해야 된다. 가시가 엄청 억세기 때문, 조개탕 앞에서는 누구나 숟가락이 쉴 새 없다. 좋은 사람과 함께 먹고픈 음식이다.

물도 남다르다.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해 인삼으로 끓여냈다고 한다. 그냥 맹물만 줘도 될 걸.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정식 #조개탕 #금풍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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