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대한민주무림제국의 살아 있는 양심, 정의봉이다"

[연재소설 대권무림 13] 에피소드 1. 대한무림제국 황제등극 야사약전(野史略傳)

등록 2011.06.23 18:14수정 2011.07.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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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주무림제국 '통곡의 벽' - 김구천하도랑의 쓸쓸한 퇴장

삶과 죽음이라는 생의 가장 원초적이고 절박한 문제는 고양된 열정으로 그것을 잊어버린 채, 삶과 죽음이라는 화두를 마치 뱀이 똬리를 튼 형태로 안아버리면 되지만 '감정'이라는 인간만의 관념은 그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숙명을 대신한다.

단군왕검천황자가 환인창공자의 '천공비권'과 환웅고황방의 '지축절도권', 그리고 어머니이신 웅자조선랑의 '마늘쑥장기보혈권'을 이식 받아 수십 년의 연구 끝에 완성한 한민족 무림의 절대 비법인 '천룡비결권'은 한민족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무림도방들 중 '최고수민족애권'을 보유한 자만이 유전받을 수 있었다.

"내, 대조선(大朝鮮)의 백성들과 조선 무림의 영원한 번영을 위하여 칠천 일 밤낮을 도와 연구하고 도력을 갈고 닦아 우리 조선민족에게 검빛의 찬란함과 봉술의 현란함, 그리고 절권의 아름다운 기개가 조화된 절대비권을 창조해 전수한다. 이제 너희는 곤륜산의 정기보다 더 귀하고, 저 짱궈(中國)의 규화보전보다 신비로운 이 '천룡비결권'을 계승, 발전하고 무도에 정진하여 대조선 무림의 이름을 영원무궁 만방에 보(補)하도록 하라."

그리하여 '천룡비결권'은 30년을 주기로 한 세대에서 한두 명만의 절대고수들에게만 구전되고 전승된 바, 도력의 역사를 살펴보려고 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민족 한반도의 영원한 비무권인 '천룡비결권'의 창안자이신 단군왕검천황자를 필두로-부루-우서한-도해-흘달-대음-여을-소태-연나-해모-추밀-사벌-다물-음차-여루-고열가 단군의 순으로 비권을 전수 받으신다.

읍호에서 나라로 바뀌는 즈음 백악산 아사달에 나라를 세운 부여국의 해모수입궁랑께서 자신의 정기에 원수原水를 입마하신 후, 고구려삼족영천국의 주몽단궁랑-광개토호태황랑-장수기개황랑등의 무공황태자들을 거치며 비권은 성장한다.

그 후 비권은 반쪽짜리 통일국인 신라화통무림국의 여걸 덕만선덕공녀에 의해 밤하늘의 별들과 대화하는 벽돌 속에서 외로운 밤을 지세우는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고려국 시절, 삼별초 무림들이 탐라까지 쫓기면서도 비법을 지켜냈고, 불교 무림의 '팔만대장경판권'의 위력이 아녀자들의 머리와 농인(農人)들의 등판에서도 절개를 지키던 비권은, 드디어 조선의 순신해통종결자와 재우의령남자랑(곽재우)의 손을 거치면서 체계화되었다.


고려조와 조선조의 무림황제들은 대체로 '천룡비결권'의 가치를 몰랐다. 그 시기 이후로는 그리하여 무림의 절대 애국맹주들에 의하여 전수, 보전되어온 바 순신공과 재우공의 경우도 애국이라는 무림의 협俠이 있어 전승이 가능했다.

천손들이 체계화한 '천룡비결권'을 최종적으로 무림의 절대 극치의 비권으로 승화시킨 이가 다름 아닌 조선 후기의 무도 종결자, 덕무전통검자(이덕무)였으니, 그의 '무예도보통지'는 천하이상 황제인 단군왕검천황자의 '천룡비결권'을 근대와 현대까지 전수하게 한 장본인이다.


1949년 6월 26일, 초여름의 햇살이 대한민주무림국의 흰색 모시 바지저고리의 어깨와 소매단을 땀으로 물들이고 있던 오후, 평생을 오로지 대한무림국의 완전 자주 독립 내공만을 부르짖으시던 김구천하도랑께서 대한무림국의 완전한 독립과 평화를 보지 못하시고 공력을 상실하셨다.

승만박사공의 완력이 서서히 모든 도방들의 공력을 상쇄시키고 자신의 '소통단절권'만을 전면에 내세워 무림학교의 교본으로 완성해 나갈 때, 발표대로라면 무림국 장통부대 소위무사인 두희능지처참봉(안두희)의 딱콩육혈봉에 의해 서거하신 것이다.

아! 안구에 습한 공기가 시나브로 밀려오고, 자꾸만 창문을 열어 밤하늘의 별들에게 말을 걸고 싶어지니 대한민주무림제국의 건국 이래 최초이자 가장 절망'안습'한 사건인 경교장 천하도랑의 공력 상실은 이 나라 민주 무림의 후퇴이자, 생과 사를 초탈한 한 무림 절대 맹주의 퇴장이었다. 더불어 그것은 수련을 통하여 달굼의 깊이를 터득하고, 얼을 극대화하여 기의 순열을 초극하던 우리민족 이상무도의 퇴장이기도 하였다.

2000년 전, 한 사람의 유대 무림계의 도반(랍비)이었던 지저스 크라이스트가 상제천상공의 아들이 되고, 평범한 인도 작은 무림도방국의 왕자였던 고타마 싯달타가 무도천경, 깨달음의 깊이를 터득하여 부처님이 되었다. 또한 공자쿵후방(工夫)의 '예악논지권'으로, 마호멧 도방 또한 '무슬림존립권'으로 해탈의 경지를 터득한 후 아름다운 퇴장을 하였다.

그 이후 그 분들의 후대 도방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도력을 계승, 발전하여 오늘날 4대천황의 위력은 세계 무림과 일반 비무인 대다수의 표상을 이룬다. 필부(匹夫)는 김구천하도랑의 공력도 역사적으로 전승되는 4대천황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구천하도랑의 퇴장은 대한민주무림제국의 역사에 커다란 오점을 남긴 불행한 일이었고, 선후본말의 법도가 엄격하게 지켜지는 무림계의 정기에 비춰 봐도 풍사(風邪)가 육의 뿌리부터 삼키고 점점 신체의 균형을 무너뜨려 종국에는 살아 있는 것은 분명하나, 마치 좀비처럼 육과 영이 갈라서 버린 무림지옥의 현상을 불러왔다.

이 거대한 사건을 단순히 무림의 영역으로만 한정해도 단군왕검천황자가 창안한 무도를 자신의 '백범비결록'에 녹여 수련, 전승하여 오던 '천룡비결권'이라는 우리민족 절대 비권이 민족 무림의 도그마, 김구천하도랑의 서거와 더불어 사라진 일은 너무나도 원통하고 분통한 일이다.

그나마, 좌우 무림계의 혼돈을 극복하지 못하고 부화뇌동하여 천하 무림의 질서를 짓밟은 두희능지처참봉이 커다란 인력거에 사람을 가득 싣고 자유로운 운행을 가능하게 하는 '다수인력이동권'의 소유자인 작은 거봉 기서정의봉자(박기서)의 '정의생존권'에 의해 1996년 겨울, 그 늙고 추한 병마의 육신에 종말을 고한 것은 정의의 생환이라고 해야 할까?

'이 땅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싶었'고, '겨레와 민족에 큰 죄를 지은 자가 하늘의 수명을 다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었'던 무인도 아닌 머글(인력거운전자), 기서정의봉자는 두희능지처참봉의 방으로 침투하여 닌자처럼 소근대지 않고 협객처럼 당당하게 말했다.

"네가 두희능지처참봉이냐?"

침착. 당당. 낮은, 그러나 힘이 있는 목소리.

"그래, 왜? 넌 누구냐?"

처절. 안습. 죽음에 이르는 병. 반백년의 고뇌. 죽음 예감.

"나, 대한민주무림제국의 살아 있는 양심. 절대 정의, 정의봉이다."

탁, 퍽.

"윽."
#능지처참 #정의봉 #안두희 #김구 #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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