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초
이상옥
부활절 가까운 작은 연못에도옛 몸이 새 몸을 입느라 분주하다- 이상옥의 디카시 <봄날>
봄날이 경이롭다. 도처에 새 생명이 움튼다. 도대체 이런 현상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올 봄은 더욱 특별하다. 나도 드디어 할아버지가 된 것이다. 외손자를 보았다. 봄날에 소중한 새 생명을 얻는 축복을 받은 것이다.
새 생명을 얻는 축복지난 토요일 딸아이의 출산 소식을 듣고, 그날은 <디카시가 있는 인문학 이야기> 행사가 있어 즉시, 가보지 못하고 다음날 강원도 속초까지 왕복 13시간 가량 운전하며 외손자를 보고 왔다. 손자를 보았다 것은 이제 노년기로 접어든다는 것이고, 내 몸은 점점 퇴락한다는 것이기도 하여서, 마냥 신나는 일은 아닐 것 같은데, 그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행복이 가슴 속에 가득 차는 느낌이었다.
어느 새 아버지에서 할아버지로 또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다. 생명은 딸에게로, 또 손자에게로 계속 이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