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와 암 예방의 상관관계,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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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대개 '한식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육류와 지방이 적고 야채를 많이 먹는 한국 식단의 건강함을 내세워 해외에도 마케팅하고 있다. 외국에 진출한 한국 음식 브랜드는 대부분 'Healthy(건강한)'함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그 중심이 되는 음식 중 하나로 김치가 있다.
그런데 김치는 짜다. 김치 한 조각에 밥을 한 술씩 크게 떠먹어야 할 정도로 짜다. 또한, 그 짠맛에 강렬한 매운맛이 더해 입과 위장을 자극한다. 이 때문에 암 환자들을 주로 보는 의사로서, 흔히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진 김치를 권하기에 망설여질 때가 있다. 발표된 연구들을 훑어보며, 김치와 건강, 특히 암과 어떤 관계가 있을지 살펴보자.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무 등은 배추과 식물(cruciferous vegetable)에 속한다. 콜리플라워, 브로콜리, 양배추 등 서양식 샐러드에 주로 활용되는 녹색 채소 또한 이에 속한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서구 사회에서, 배추과 식물의 유익함은 비교적 널리 알려졌다. 또한, 비타민 C, 셀레늄, 섬유질 등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기대되는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배추과 식물의 항암 효과에 대해, 주로 서구 사회에서 지난 수십 년간 다양한 연구가 이뤄졌다. 그 중 80여 개의 연구를 종합 분석한 연구에서, 배추과 식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다양한 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가 있었다. 추후 발표된 연구 등을 고려해 볼 때 특히 위암과 폐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김치의 원재료인 배추, 무 등이 배추과 식물의 일원으로 암 예방에 효과가 있고, 또한 한국인의 식단 중 주된 섬유질의 공급원으로 대장암을 예방하거나 비만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김치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마늘이나 파 등의 식품군도 위암 등의 발암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김치가 암을 포함해 건강에 유익한지 의문을 품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김치가 '짜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인이 주로 먹는 음식 중, 나트륨 공급원의 1위를 차지하는 음식이 바로 김치다. 이는 한국인이 식사로 섭취하는 전체 염분 공급의 약 30%를 차지한다. 배추 김치 100g (약 10조각)은 약 1000mg의 나트륨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가 권장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의 약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나트륨은 주로 위암의 발병과 관계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이에 대해 이뤄진 대부분의 연구에서 소금 섭취 증가가 위암의 발병을 어느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세계암연구재단과 미국암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연구들을 취합해 분석한 결과 나트륨 섭취량이 하루 1g 증가할 때마다 대략 위암 위험률이 1.08배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또한, 다량의 소금 섭취는 위 내벽을 손상시키고 한국인에게 감염률이 높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 pylori)와 상호 작용해 위암 발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김치의 강한 매운맛은 암 발생과 관계가 있을까? 몇몇 연구에서는 매운 고추의 섭취가 위암 발병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일각에서는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capsacin)이 위암을 예방한다고 주장하기도 하는 등 아직 결론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지나치게 강한 매운맛은 위장을 자극해 위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비교적 자명하다.
국내의 일부 연구에서는 김치 섭취량과 몇몇 암과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 결과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아직 연구의 규모가 크지 않아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얻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서는 소금에 절인 음식의 예로 젓갈류와 김치를 들며, 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위암의 발병률이 높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반면, 김치 안에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이섬유, 유산균 및 여러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된 바를 제기하기도 한다.
김치는 한국인의 자존심, 혹은 정신적 지주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음식이다. 그런 만큼, 김치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은 다소 과대평가된 바 있다. 물론, 앞서 이야기했듯이 김치는 항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배추과 채소 및 마늘, 파 등을 재료로 사용하며, 건강에 유익한 섬유질과 비타민의 공급원이다.
'그러나 지나친 염분의 섭취나 캡사이신에 의한 위장 자극은 한편으로 독이 될 수 있으므로, 배추를 절이거나 양념하는 과정에서 되도록 짜지 않게 만들어 먹는 것이 바람직하며, 김치를 지나치게 많이 먹음으로써 과다하게 염분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국가암정보센터에서 권유하는 바도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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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고통을 수용하지만, 문제는 외면하면 더 커져서 우리를 덮친다. 길거리흡연은 언제쯤 사라질까? 죄의식이 없는 잘못이 가장 큰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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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고 짠' 또는 '섬유질 공급원'... 김치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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