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푸른협동조합의 탄생 배경고려정업과의 갈등
손복선
- 어떻게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되었죠? "강동푸른협동조합은 고려정업 사태에서부터 시작됐어요. 회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던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했는데 페이퍼노조 때문에 협상권을 갖는 데 실패했죠. 오히려 부당 해고 당하고. 그 뒤로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노동자들과 함께 1인 시위 등도 했는데 결국 잘 안 됐어요. 오히려 회사가 노동조합 자체를 파괴했죠. 한 때 스무 명 넘었던 노조원들이 지금은 거의 안 남아있어요. 다들 못 견뎌서 나왔죠. 이직을 하거나.
그런데 그들 중 몇 명이 도저히 억울해서 안 되겠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다른 사례를 알아봤는데 광주 광산구와 성남에 비슷한 사례들이 있더라고요. 악덕업주가 노동자들을 탄압하니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나서 협동조합을 만들고, 그들이 악덕업주를 몰아내서 운영하는 그런 사례. 그래서 광주 광산구 클린광산 청소협동조합을 견학 다녀오고 우리도 협동조합을 만들자고 했죠.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입찰을 시도해 보자."
- 청소업체와 구청은 수의계약 아니던가요? 그걸 공개입찰로 바꾸고 도전하겠다?"고려정업이 강동구청과 30년 가까이 수의계약을 맺어서 일해오고 있었는데, 우선 그것을 공개입찰로 바꾸라고 주장했죠. 또 고려정업이 악덕기업이니 다른 업체를 바꿨으면 좋겠다고 했고. 그랬더니 구청이 어쨌든 공개입찰로 전환하더라구요.
그런데 막상 입찰을 하려고 보니 걸림돌이 많았어요. 말이 공개입찰이지 적환장 계약 등 신규 업체가 진입하기 구조적으로도 어렵고. 근데 더 큰 문제는 우리 협동조합의 역량부족이었어요. 입찰 때문에 서둘러 협동조합을 만들었던 터라 그만큼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거죠. 입찰을 하려면 차량도 필요하고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많은데, 최소 2억 이상은 있어야 하는데 그만큼 준비가 안 됐죠. 그래서 결국 입찰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 입찰 실패하고 많이 실망하셨겠네요?"그렇죠. 2년 동안 여기에 매달렸었는데 조금 지쳤죠. 허탈하기도 하고. 어쨌든 일단락 됐잖아요. 입찰이 열렸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고려정업은 다시 입찰 받았고. 그래서 한두 달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결론은 하나였어요. 결국 장기적인 싸움으로 간다. 입찰을 하려면 실적을 쌓아야 한다. 그럴려면 협동조합을 어떻게 제대로 세울 것인지 생각해야 됐고, 지금 해고돼서 밖에 있는 분들을 어떻게 먹고 살게 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했죠.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하던 일을 그만두고 협동조합 대표로서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구요."
"모든 조합원이 영업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