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부검 필요성 강변하는 TV조선(10/7)
민주언론시민연합
부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의 사인을 논쟁거리로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이런 논쟁이 커질수록 '국가폭력'이라는 사안의 본질은 흐려진다. 종편 출연진들은 이런 경찰의 의도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실제 백남기 농민과 관련된 발언을 할 때마다 결론은 늘 '부검의 필요성'이다.
TV조선 <최희준의 왜>(9/30)에서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백남기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하는 건 부검을 해야... 그것이 기본이죠"라고 발언했다. 황장수씨는 발언하는 내내 '부검이 기본'이라는 표현을 썼고, "자기들(유가족)이 먼저 소송을 제기했으니까요"라며 억지스러운 주장을 내놓았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9/30)에서 최병묵 전 월간조선편집장도 같은 주장을 했다. 최병묵씨는 "사인을 명확하게 밝히려면 사실 부검을 해야 되는 게 맞는 것"이라며 "무슨 백남기대책위원회 관계자가 뭐라고 주장했다는 건 중요한 거 아닙니다"라고 발언했다.
채널A <이남희의 직언직설>(10/4)에서 여상원 변호사도 "유족 측이 말하는 대로 외인사냐, 그 다음 경찰이 병원에서 말하는 대로 병사냐 밝히기 위해서 바로 부검을 해야 된다는 겁니다"라며 같은 논조를 보였다.
MBN <뉴스&이슈>(10/4)에서 최병묵씨는 9월 30일,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들이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한 데 대해서 "학생들은, 제가 보기에 특히 서울대 노조나 아니면 뭐 다른 의대생들이나 이런 분들은, 사실은 신문 보고 방송 보고 지금 얘기하는 거거든요"라며 성명서를 낸 모든 의대생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
최씨는 "이 분야에 관해서 의학적인 전문 지식은 있을지 몰라도 백남기씨의 상태나 이런 것에 관해서는 제일 잘 아는 분은 주치의예요"라며 "그런 점에서 주치의 말을 믿을만한데 그걸 자꾸 못 믿겠다고 하니까, 그러면 못 믿겠다고 하니까 여하튼 조금 더 객관적인 제삼자한테 한번 맡겨보자 하는 것이 저는 부검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전국 의대생들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동참했지만 종편은 '자세하게 모르면서 신문, 방송만을 보고 그런 얘기'를 한다며 이들의 목소리를 폄훼한 것이다. 또한 의대생들의 성명서야 어찌 됐든 부검을 하면 될 거 아니냐는 논조이다.
연합뉴스TV <뉴스일번지>(10/5)에서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도 같은 주장을 했다. 이상일씨는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살수에 의해서 사망하셨다, 이렇게 이야기하셨는데 아직은 단정적이라고 봅니다"라고 발언했고, 그 이유를 서울대 의사들의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일 전 의원은 "(특별위원회)그 위원장조차도 정말 사망 원인을 제대로 알려면 부검이 필요하다"라고 했다며 부검의 해야 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백남기 농민의 죽음이 "정쟁의 소재로 자꾸 활용돼서는 안 되겠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백남기 농민의 사인은 명백하다. '부검'은 공권력에 의한 살인이라는 걸 부정하고 싶은 경찰의 목소리이다. 그런데 생뚱맞게 종편이 경찰 입장을 변호, 대변해주고 있다. 이는 종편이 경찰의 편에 서서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아나운서 출신 이계진 전 의원의 막말... "백남기, 정말 농민 맞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