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선배들'에게 보내는 로스쿨생의 편지

[WHY 로스쿨? WHY 로스쿨정상화? ⑧ ] '비정상 변호사들' 인터뷰를 마치며 (2)

등록 2019.03.13 21:27수정 2019.03.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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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비정상 변호사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기사를 쓰던 중 기자는 로스쿨 커뮤니티 등에 다음과 같은 편지를 띄운 일이 있다. 한때 '변호사인 선배들'을 원망했던 이로써 직접 만날 수 없는 수많은 변호사인 선배들에게 꼭 죄송하다고, 또 그만큼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서였다. 온라인 공간에 편지를 띄운 일이 있대도 아직 이 편지가 닿지 않은 곳이 많았을 것이기에 '비정상 변호사들'에 관한 기사를 마치며 다시 한번 '변호사인 선배들'에게 공개편지를 보낸다. 모쪼록 많은 변호사들이 읽기를, 또 법조계에 있지 않은 시민들도 이를 통해 지금 신규 변호사 배출 시스템 및 로스쿨에서 벌어지는 일에 조금이나마 관심 가져주시기를 바라본다. [기자말]

변호사인 선배님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로스쿨을 졸업하는 학생입니다. 고민 끝에 글을 쓰는 것은 "감사드립니다"는 말을 꼭 하고 싶어서입니다. 직접 뵙고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싶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아 이렇게 공개편지를 올립니다.

늦은 나이에 로스쿨에 입학했던 저는 제게 주어진 새로운 삶의 기회 자체가 감사하면서도 때로 분노했습니다. '로스쿨을 과연 학교라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때문입니다. 그래도 꾹꾹 누르며 견디며 지냈는데 졸업반의 어느 10월, 그만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80% 이상"이니 "아무 문제가 없다"는 박상기 법무장관의 발언 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 25일 박상기 법무장관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80%이상"이므로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발언하였다. 그러나 이는 누적합격률에 근거한 것으로, 이와 같은 합격률 산정방식은 우리나라 다른 전문직 시험이나 전세계의 어떤 시험에서도 채택하지 않는 방식이다.
지난해 10월 25일 박상기 법무장관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80%이상"이므로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발언하였다. 그러나 이는 누적합격률에 근거한 것으로, 이와 같은 합격률 산정방식은 우리나라 다른 전문직 시험이나 전세계의 어떤 시험에서도 채택하지 않는 방식이다.박은선
 
진짜 해도 너무 하다.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지!

그 생각에 저는 그 날의 공부를 접고 장관에게 편지를 썼습니다.(http://omn.kr/1c638) 그리고 얼마 뒤에는, 변호사인 선배님들이 모인 어느 곳으로 원망과 부탁의 마음을 담은 편지도 보냈습니다. 당시의 편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해당 모임이 드러나지 않도록 다소 수정하였습니다.)
 
[2018년 가을 어느 모임의 변호사인 선배님들께 보냈던 편지]

고민 끝에 공부를 멈추고 '변호사인 선배님들께' 글을 올립니다. 선배님들 중 상당수는 '로스쿨'에 관심이 아예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수원 출신인 분들 중엔 호의적이지 않은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잠시만 이 글을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금의 로스쿨은 존재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어제도 변호사시험을 위한 인강(인터넷강의)들을 구매했습니다. 저희의 시험은, 사법시험을 통해 변호사가 된 선배님들께서 차례로 치른 사법시험 1차와 2차, 연수원 시험 등을 과목별로 모두 한번에 치르는 형태로써 하루 휴식기간을 포함한 4박5일간 진행됩니다.

인강은 그 시험을 준비하는 중요한 재료입니다. 현재의 로스쿨은 그 시험만을 위해 존재하는 25개의 프랜차이즈 고시학원과 다를 바 없는데, 특별히 수험대비수업을 잘해주시는 교수님의 수업이 아니라면 거의 모든 공부는 인강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의 실질적 교수님은 '박승수'나 '김정철' 같은 요즘 로스쿨생들 사이에서 유명한 학원강사들이었죠.

지금 로스쿨에서는, 다양한 전문적 법조인 양성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무와 접목된 교육, 법조인으로서의 인성 함양도 마찬가지입니다. 판례에 대한 비판적 논의도 물론 관심 밖입니다. 학생들에게 중요한 공부는 오로지 '조문과 판례 암기', '수험스킬'일 뿐입니다.

현재 로스쿨은 철저히 변호사시험을 위해 존재합니다. 전국의 모든 로스쿨에서 '민사변호사실무' 등과 같은 이름의 실무수업시간에는 정말 실무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시험 기출문제 시험을 보고 교수님이 빨간펜 선생님이 되어 채점을 해주신 뒤 이를 해설해주시는 방식으로, 그저 시험을 위한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교수님들은 학생들의 '수험적합형 수업을 해 달라'는 요구에 부응하려 노력하시고, 학생들은 심지어 학기 중에도 많은 이들이 학원에 다니기도 하고 인강은 듣지 않는 이가 없을 정도로 상당히 많이 사교육에 의존합니다.

제가 왜 이런 얘기를 할까요? 저는 지금 '공부가 힘들다'며 투정을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이처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이유는, 이런 식의 로스쿨이 과연 존재 이유가 있는지, 현장의 선배님들께 묻고 싶어서입니다.

이런 식의 공부는, 로스쿨이 아닌 고시원에서 충분히 가능합니다. 고시원에서 나홀로 공부를 하다가 어려움이 있으면 학원의 도움을 받거나, 인터넷강의로 공부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공부를 하면서 대체 왜 로스쿨에 등록금을 내야만 하는 건가요? 분명 고시공부를 하였건만, 대체 왜 사립의 경우에는 학기당 천만 원이 넘는 비싼 등록금을 3년간 내야지만 변호사시험장에 들어가 '고시공부로 준비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가요?

현직 변호사로서 선배님들, 한번만 생각해봐 주십시오.

"대체 왜 그래야 하는 건가요?"
"이 제도는 과연 정상인가요?"


문제가 있으면 해결해야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외에도, 이른바 오탈제도 등 수많은 문제들이 로스쿨에 존재합니다. 따라서 관계자들이 현재의 로스쿨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문제를 진단, 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나아가 도무지 해결방법이 없다고 판단되면 아무리 그 설립 취지가 좋은 것이고 어렵게 도입되었더라도 지금이라도 로스쿨제도의 폐지를 선언하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만일 선배님이, '변호사는 기존의 사법시험과 같이 엄격하게 선발하는 것, 즉 <정원제로 선발>'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적어도 '로스쿨 폐지'를 주장하셔야 합니다. 그 생각에 기반하는 한, 공부는 학원에서 했는데 로스쿨에 등록금을 내야만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것은 너무도 부당한 일이며, 그 공부에 있어 로스쿨은 아무런 존재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로스쿨 폐지도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로스쿨의 도입 취지는 퇴색하더라도 적어도 표준화된 시험은 가장 공정한 게임의 법칙이란 점에 아직 우리사회는 동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과거 사법고시가 법조인 자격의 가장 공정한 기준이 될 수도 있고, 변호사 수를 늘려 국민이 법조서비스에 보다 쉽게 접근하는 목적은 굳이 로스쿨을 존치시킬 필요 없이 그 표준화된 시험의 합격자 수만 늘리면 달성 가능합니다.

고시낭인 문제요? 1차시험인 리트시험으로 2천명, 2차시험인 변호사시험으로 1600명을 선발하면 됩니다. 지금과 다를 바 없이 그저 로스쿨만 없어지면 됩니다. 그럼 지금 로스쿨이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이 해결되는 동시에 대학입시에서 '정시의 공정성'을 '수시의 사람과 교육과정을 보는 진정한 평가'보다 훌륭하다고 믿는 우리사회에서 어쩌면 여론은 법조계에 보다 우호적이 될지 모릅니다.

따라서 이에 동의하는 선배님들이 있다면, 여러분은 로스쿨 폐지를 외치셔야 합니다.

만일 선배님이,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닌 새로운 내용과 방식으로 공부하여 변호사가 될 수 있어야 해. 사법고시 시대를 종료하고 <교육을 통한 법조인양성> 시대로 나아가는 것이 맞아'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시라면, 적어도 '로스쿨 개혁'을 주장하셔야 합니다. 말씀드렸듯, 지금의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은 초기의 취지에서 완전히 벗어나 그저 고시학원에 불과하며, 그 어디에도 전문적 법조인양성교육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로스쿨이라는 전국의 25개의 대학원은, 수험법학이 아닌 실무와 연계된 제대로 된 예비법조인 교육, 다양한 분야의 전문법조인 교육, 법조인의 바른 인성 함양 등을 해내는 훌륭한 전문교육기관으로써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에 동의하는 선배님들이 있다면, 여러분은 지금 현 로스쿨이 결코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음에 주목하며 로스쿨 개혁을, 로스쿨의 정상화를 외치셔야 합니다.

폐지든 개혁이든, 현재의 일그러진 로스쿨로 인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장 변호사들의 목소리가 진작부터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하루 성실하게 법조인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살아가시는, 위치하신 그 자리에서 무엇이 바른 것인지 늘 고민하고 쫒는 자랑스러운 선배님들께서는, 어째서 유독 변질되고 일그러진 현재의 로스쿨에 대하여는 아무런 목소리 없이 그저 침묵하시나요?


'사다리'가 아닌 '쉰들러'가 필요합니다.

저는 로스쿨 폐지론자도 존치론자도 아닙니다. 사실 명확한 답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것 하나는 명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로스쿨은 더 이상 법조인양성교육기관이 아닌 고시학원에 지나지 않고, 이 문제에 침묵하며 어떠한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관심조차 갖지 않는 법조계의 관련자들, 특히 변호사인 선배님들의 지금 모습은 '기득권자의 바른 태도'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특히 로스쿨 출신 선배님이시라면, 또 연수원 출신이시지만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로스쿨을 설립하는 사법개혁에 동의한 선배님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현재 로스쿨 재학생들은, 로스쿨 초기 기수들을 '사다리'라고 부릅니다. 초기 제도의 혜택을 입었음에도 고시학원화된 로스쿨 문제 해결에 조금도 나서지 않으면서, '나는 사법고시 출신들 사이의 낀 세대가 되지 않기 위해 로스쿨은 존속해야'하지만 동시에 '그러나 로스쿨에서 변호사들이 가급적 적게 배출되어 나의 몸값을 떨어뜨리면 안된다'고, '로스쿨은 죽지 않을 만큼만 연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들 대부분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기에, 후배들은 기꺼이 이러한 애칭을 헌사하였습니다.

전국의 로스쿨 학생들이 '고시가 된 변호사시험' 공부를 위해 서로 질문을 주고받는 SNS공간이 하나 있습니다. 어제 저는 그 공간을 탈퇴하고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습니다.

최근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합격률 80%'에 관한 발언은 학생들을 분노케 했고, 전국로스쿨학생회는 이에 대한 성명서까지 발표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바람에 저희는 잠시 공부를 잊고 분노하며 방법을 모색하는 토론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공간에 로스쿨1기 졸업생인 현직 변호사분이 갑자기 등장하셨습니다. 그는 "현재의 로스쿨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저희에 물음에, "아무 관심이 없다. 내가 그걸 왜 관심 가져야 하느냐. 나는 이미 변호사가 됐는데."라고 하셨습니다. 또 "그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에, 로스쿨 졸업자로서 법조계의 선배로서 부채감이 없느냐"는 물음에는 "내가 왜 부채감을 느껴야 하느냐"고 반문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수많은 후배들의 괴로움은 아랑곳 않고 그 분은 그저 자신의 월수입을 자랑할 뿐이었습니다.

'내가 변호사가 되었으니, 이제 이후로는 최대한 적게 변호사가 배출되어야 한다'는 생각만이 문제는 아닙니다. '내가 왜 부채감을 느껴야 하는가'에 있어 현직 변호사들 중 자유로운 이는 없다고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분명 문제가 곪아가고 있음에도 자신이 몸담고 있는 법조계의 한 분야를 모른 척 하는 것, 너무 바쁘거나 잘 모르는 영역이라며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 것. 그것은 제가 아는 '기득권자의 바른 태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로스쿨 문제는 법조계의 문제, 사회문제가 아닌가요?

죄송하게도 저는 요즈음 법조계의 선배님들께 너무도 실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선배님들 대부분은 '사다리 걷어차기'를 적극적으로 하고 계시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유일하게 변호사가 배출되는 로스쿨에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분명 전혀 들어본바 없지는 않으실 텐데도 어쩌면 이렇게도 선배님들의 의미 있는 움직임이 없는 것인지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가 사실 가장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것은, 로스쿨 안의 미친 경쟁입니다. 서로를 밟고 올라가려는 끔찍한 경쟁을 지켜보며 저는 이 아이들이 변호사가 되는 것이 너무 무섭습니다. 성적으로 서로를 평가하며 열등감과 우월감에 뒤섞여 배틀로얄의 일원으로 살고 있는 로스쿨 학생들. 이들은 때로 당당하게 말합니다. 나의 몸값, 나의 수입을 위해, 되도록 변호사의 수가 줄어야 한다고. 내가 합격하면 나는 변호사자격의 문을 더 좁힐 거라고.

몇 달 전 한 로스쿨 학생이 법무부 인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하지만 그 학생 소속 학교 측의 만류로 이는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습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그 소식에도 로스쿨 학생들은 동요함 없이 그저 다시 경쟁에 온몸을 맡겼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법조인양성의 진보적 제도인가요? 이것이 사법개혁인가요? 정말 그런가요? 그렇지 않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거라면, 대체 왜 선배님들은 법조인으로서 정의를 위해 그토록 노력하며 살아가면서도 유독 자신들 곁의 로스쿨에 대하여는 관심의 끈조차 놓아버리신 건가요?

저는 선배님들이 너무도 원망스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고 제가 이 '로스쿨을 가장한 고시학원'의 관문을 통과하여 선배님들과 같은 변호사의 위치에 가게 된다면, 그때까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은 여러분에게 저는 가장 먼저 신랄한 비판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죄송하게도, 지금 선배님들의 모습은 제가 아는 '기득권의 바른 모습'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배님들. 더 이상 원망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부디 지금이라도 미처 몰랐다고 말해주십시오. 법조인으로서의 삶이 너무 바쁘고 녹록치 않아 미처 관심 갖지 못해 선배로서 미안하다고 말해주십시오. 부디 지금이라도 정상적인 변호사의 양성과 배출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는 길에 나서주십시오.

로스쿨 출신 변호사님이시라면, 선배님이 다니실 때와 지금이 어떻게 다른 모습인지 떠올려 주십시오.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님이시기에 로스쿨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 당장 관련 기사들이라도 찾아보시어 지금의 로스쿨이 정말 제대로 된 법조인양성기관인지, 혹시 왜곡되고 일그러진 값비싼 고시학원은 아닌지 부디 관심을 기울여 주십시오.

부디 함께해 주십시오. '나는 더 이상 로스쿨생이, 수험생이 아니니 관심없다'고 하지 말아주십시오.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것은 제가 아는 '기득권자의 바른 태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18일 전국 로스쿨 총학생회인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 주최로 '로스쿨 및 변호사시험 합격률 정상화를 위한 총궐기대회'가 있었다. 청와대 앞에서 천여명의 학생들은 당장 오는 4월부터 '최소한 응시자 대비 75% 이상의 합격률을 적용'하여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실시하라고 요구하였다.
지난달 18일 전국 로스쿨 총학생회인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 주최로 '로스쿨 및 변호사시험 합격률 정상화를 위한 총궐기대회'가 있었다. 청와대 앞에서 천여명의 학생들은 당장 오는 4월부터 '최소한 응시자 대비 75% 이상의 합격률을 적용'하여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실시하라고 요구하였다.박은선
 

위 편지를 보낼 당시 저는 차라리 이런 식의 로스쿨은 없어지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있었고, 침묵하는 '변호사인 선배님들'이 그저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의 변호사시험을 마치고 '그래, 폐지를 말하기 앞서 일단 정상화를 위한 최대의 노력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의 '로스쿨 정상화와 변호사시험 합격률 정상화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준비하면서 저는, 저의 원망이 너무 성급했음을 깨달았습니다.


공부에서 벗어나 로스쿨 정상화를 위한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저는 참으로 많은 선배님들이 로스쿨 정상화를 위해 함께하고자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손 내밀어 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상처받을까봐 걱정하면서 연락을 하면 기다렸다는 듯 뭐든 같이 하자고 말해주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특히 눈물이 난 것은, 학교에 갇혀 수험서만 파면서 어쩌면 다들 침묵하느냐고 원망했지만 사실은 학생들이 '통로'를 찾지 못해 각자의 공간에 갇혀 각기 흩어져 눈물만 흘렸듯, 선배님들도 '통로'를 찾지 못해 나서지 못하셨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너무도 많은 이들이 '로스쿨 정상화를 통한 제대로 된 법조인 양성'에 있어 한마음이었음을 알게 되면서, 저는 성급하게 선배님들을 원망했던 제가 부끄러웠고 그 부끄러움만큼 선배님들께 감사했습니다.

한편, 로스쿨 1기 선배님들이 거리로 나오시지 않았다면 지금 아예 사법시험과 판박이의 변호사시험이 시행되고 있을지 모르고, 로스쿨 5,6,7기 선배님들이 거리로 나오지 않았다면 사법시험이 부활하여 로스쿨은 아예 없어졌거나 지금보다 더 심하게 붕괴된 모습일 겁니다. 뒤늦게나마 선배님들께서 로스쿨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신 그 날들에 대하여도 8기 후배로서 감사의 인사도 드립니다.

무엇이 로스쿨 정상화를 위한 진짜 답인지 그 구체적 모습에 관하여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파행적 교육이 벌어지는 고시학원화된 로스쿨은 답이 아니라는 데에 있어 학생 대다수가 동의하기에 법학협 주최의 '로스쿨 정상화와 합격률 정상화에 대한 2.18. 총궐기대회'가 결의되었다고, 또 이렇게 많은 선배님들께서 응원을 보내주고 계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 2.18.이 끝이 아닌 시작이 되었으면, 선배님들께서 지금처럼 또 지금보다 더욱 '로스쿨 정상화'를 위해 함께 해주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WHY 로스쿨? WHY 로스쿨정상화?' 연재기사 보기
덧붙이는 글 기사를 쓴 박은선은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http://lawschool.dothome.co.kr)소속이며, 기사의 수익금은 전액 법조문턱낮추기 및 로스쿨 정상화 운동에 기부합니다.
#로스쿨 정상화 #변호사시험 #변호사시험 합격률 정상화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 #박상기 법무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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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사회과 교사였고, 로스쿨생이었으며, 현재 [법률사무소 이유] 변호사입니다. 무엇보다 초등학생 남매둥이의 '엄마'입니다. 모든 이들의 교육받을 권리, 행복할 권리를 위한 '교육혁명'을 꿈꿉니다. 그것을 위해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글을 씁니다. (제보는 쪽지나 yoolawfir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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