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워크' 앱 미리보기. 100m를 걸으면 1원이 쌓여 기부행위 등을 할 수 있게 해놨다.
Bigwalk Inc.
사실 걷기 보상 프로그램은 이미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활성화돼 있기도 합니다.
'캐시워크'라는 앱은 깔면 100걸음 당 1원이 적립됩니다. 역시 적립한 돈으로 커피, 스무디 같은 음료를 비롯한 각종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빅워크'라는 앱도 100미터 걸을 때마다 1원씩 쌓이는데, 쌓인 돈으로 각종 기부를 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마음이 착해지는 아이디어입니다.
여러 지방자치 단체에서는 '워크온'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목표 걸음 달성 시에는 무료 쿠폰 혹은 기부 혜택을 제공하고 인천 서구에서의 나의 걸음 수 순위, 우리 동네에서 나의 걸음 순위도 알 수 있어 나도 모르게 승부욕이 생겨 걷고 싶은 의욕이 생기게 됩니다.'
인천 서구 블로그에 실려 있는 워크온 사업 안내 문구 중 일부입니다.
걷기 보상 프로그램이 갖는 다양한 효과들
점차 많은 사람들이 점점 많은 곳에서 걷기 보상 프로그램을 접하고 있습니다. 인센티브가 어떤 수준에서 설계 되느냐에 따라 참여의 정도가 달라지겠지만, '건강행동을 조건으로 한 인센티브 지급'이라는 원리 자체는 이미 생활 속의 일부가 돼 우리의 생활을 바꾸고 있습니다.
앞서 예로 들었지만, 아프리카 공화국의 디스커버리사가 실제 국민들의 수명을 연장시켰다는 사례만 있는 건 아닙니다.
SK텔레콤의 'T건강걷기' 가입자는 지난해 8월 이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아직 1년이 지나지 않았는데 100만 명이 넘었습니다. 최대 월 1만2000원, 그것도 6개월간만 지속되는 인센티브에 비교적 단시간에 100만 명의 시민이 반응한 것입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100만 명의 가입자가 그동안 걸어서 이동한 거리는 지구 둘레 620바퀴 정도라고 합니다. 이 설명이 사실이라면 이 서비스 가입자들은 자신의 건강을 챙겼고, 그 만큼 의료비를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도 줄였습니다.
'워크온' 앱을 이용한 건강 사업은 앞에서 사례로 든 인천 남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서울을 비롯해 인천 남동구에서도, 경남 하동군, 김해시에서도, 부산 사상구에서도, 강원도 홍천군에서도 워크온 사업이 추진될 계획이거나 이미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김해시에서 진행하는 'ICT활용 걷기 활성화 사업'은 올 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진행하는 건강영향평가 시범적용 대상사업으로 선정됐습니다. 늦지 않은 시기에 지방자치 단체 차원의 걷기 보상 프로그램이 갖는 시민 건강 증진 효과에 대한 엄밀한 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 인센티브 설계가 중요
결국 인센티브가 어느 정도 규모로 제공되는가, 어떤 방식으로 설계되는가가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건강행동 중에서도 걷기와 연동한 프로그램들을 살펴보았지만, 인센티브 설계 역량에 따라 보상은 적정하게 하면서도 참여자들의 참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은 여러 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은 영국에도 수출됐는데, 영국에서는 포인트 기준을 달성할 경우 음료를 제공하는 기준을 월 단위가 아니라 주 단위로 바꾼 후 활동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이 대폭 늘었다고 합니다. 최소 운동 기준을 달성한 가입자가 50% 미만에서 80%로 증가했다고 하니 대단한 변화죠.
남아공에서는 걷기 이외의 건강 행동에도 보상을 합니다. 2009년부터 건강 식품을 구입할 경우 25%까지 현금으로 돌려주는 정책을 시행한 이후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SK텔레콤의 'T건강걷기' 프로그램의 걷기 미션은 50대 가운데 36%가 달성한 반면, 20대는 그 절반인 18%정도에 그친다고 합니다. 똑같은 인센티브라도 세대별 반응이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