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서 수호훈련 펼치는 해군 특전요원25일 독도를 비롯한 인근 해역에서 열린 동해 영토수호훈련에서 해군 특전요원들이 해상기동헬기(UH-60)를 통해 독도에 내리고 있다. [해군 제공]
연합뉴스
한일관계가 전 방위적으로 꿈틀대고 있다. 무역분쟁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에 이어 독도 영유권으로까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요일인 25일, 독도 방어 훈련을 포함한 '동해 영토수호 훈련'이 1박 2일 일정으로 개시됐다. 육·해·공군은 물론이고 해병대와 해경까지 참여하는 훈련이다. 언론과 인터뷰 한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훈련이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한다.
일본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5일자 <교토통신>은 일본 정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면서 '다케시마는 일본의 고유 영토다. 훈련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매우 유감이다. 중지를 강력히 촉구한다'라는 항의 요지를 소개했다.
독도가 매스컴에 등장할 때마다 일본 정부는 항상 위와 같은 이의를 제기해 왔다. 그런데 그런 이의가 꼭 일본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들의 여론과 상반되는 주장이 한국 내에서도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박유하 세종대 교수 같은 이들은 독도 공유론을 내세우고 있다.
독도와 한국의 역사적 인연이 짧다고 주장하는 이유
저서 <화해를 위해서>에서 박유하 교수는 "일년의 반은 폭풍이 몰아치고 실제로는 그다지 큰 이용 가치가 없다는 독도를 좀더 가치 있게 만드는 길은 화려한 수식어를 남발하면서 그 소유권을 주장하는 일이 아니라 독도를 통해 슬기롭게 화해하는 일이다"라면서 "독도에 자원이 있다면, 함께 개발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경상도와 시마네현의 어민들이 함께 이익을 추구할 수도 있다"고 제안한다.
이런 독도 공유론보다 한술 더 뜨는 주장이 뉴라이트(신우익) 진영에서 나오고 있다. 이영훈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사장과 김낙년·김용삼·주익종·정안기·이우연의 공저인 <반일 종족주의>에도 그런 주장들이 담겨 있다. 이영훈 이사장이 담당한 이 책 제13장 '독도, 반일 종족주의의 최고 상징'이 바로 그 부분이다.
<반일 종족주의> 제13장 서두에서 이영훈 이사장은 "조선시대에는 독도에 관한 인식이 없었습니다"라며 "독도는 대한민국 성립 이후, 그것도 지난 20년 사이에 급하게 반일 민족주의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한국인들이 독도에 애착을 보이기 시작한 게 불과 20년 전이라는 상당히 생소한 주장을 펴는 것이다.
글 서두에서 그런 말을 꺼낸 것은 독도와 한국의 역사적 연고가 깊지 않음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박유하 교수의 책에서도 동일한 장치가 나타난다.
<화해를 위해서>의 '독도-다시 경계인의 사고를' 편의 첫 대목도 "독도가 한일 간에 문제화된 것은 1952년에 한국이 이른바 이승만 라인을 선포하면서 독도에 경비대를 보내 한국 땅임을 선언한 시점에서부터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영훈 이사장과 박유하 교수 둘 다 독도 문제를 꺼낼 때마다 '독도와 한국의 역사적 인연은 짧다'는 이야기를 거론하는 것이다.
독도 영유권과 관련해 일본 측은 역사적 접근법보다는 국제법적 접근법을 선호한다. 1800년대 중반에 동아시아로 유입된 서양 국제법을 근거로 '주인 없이 방치된 독도를 일본이 합법적으로 선점했다'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독도와 한국의 역사적 연고가 매우 깊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그런 접근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영훈 이사장과 박유하 교수 등이 독도에 관한 글의 서두에서 '독도와 한국의 역사적 연고가 짧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역사를 거론하면 할수록,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결론이 나올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한국 뉴라이트의 연구 수준
<반일 종족주의> 제13장에서 이영훈 이사장은 한국 측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방식을 택했다. '독도는 한국 땅'이라며 한국 국민들과 정부가 내세우는 근거들을 하나하나 반박하는 형식이다.
그는 <세종실록> '지리지' 편에 나오는 "우산과 무릉 두 섬은 (울진)현에서 정동쪽으로 바다 가운데 있다"는 문장에 대한 한국 측 해석을 비판한다. 이 문장 밑에는 "두 섬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날씨가 청명하면 바라볼 수 있다"는 주석(해설)이 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