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 맛이 나는 알사탕을 먹어 보았다.
박진희
봉지 단위로 파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이곳은 마트와 달리 저울에 달아 과자나 사탕을 판다. 사탕값을 물으니, 1kg에 5,000원이란다.
파라솔만큼이나 화려한 색깔의 사탕 중에서도 큼지막한 알사탕은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겨울이면 한두 차례씩 감기약을 먹기 마련이었다. 요즘처럼 과일향 나는 물약에 가루약을 타서 먹으면 좋았으련만, 나 어릴 땐 알약을 못 삼키면 쓴 감기약을 숟가락으로 으깨 물에 개서 넘겨야 했다.
철부지 시절에는 약을 먹을 때마다 거센 반항을 했다. 그럴 때마다 어른들은 약봉지 옆에 알사탕을 놓고는, "이 약 잘 먹으면, 사탕 하나 먹을 수 있는데?"라며 어르셨다.
군것질거리가 흔치 않던 시절이었다. 입 안 이리저리 굴려 가며 온종일 빨아먹을 수 있는 알사탕의 유혹은 웬만해선 뿌리칠 수 없다. 두 눈 질끈 감고 쓰디쓴 약을 숟가락에 얹어 목구멍 깊이 넣어 삼킨다. 물 몇 모금을 들이켜고 나면, 그다음엔 천국이 기다리니 감행할 수 있었다.
엄지와 검지로 집어 몇 차례 입속에 넣다 빼기를 반복하며 '쪽쪽' 빤 알사탕은 적당한 크기로 줄면 입속으로 직행한다. 아껴가며 조금씩 천천히 빨아먹다가 작은 조각으로 남으면 어금니로 한 번에 '와그작' 깨물어 먹어야 제격이다. 부러울 게 하나 없는 순간이다.
'눈깔사탕', '왕사탕'이라고도 불리던 예전 알사탕은 오래 물고 있다 보면, 입속 여린 부분이 아릴 만큼 컸다. 그래서 먹는 절차가 복잡했는지도 모른다. 요즘 알사탕의 크기는 옛것만 못 해 먹는 재미가 없다. 다행히 입속에 넣으니 추억 속 그 맛은 녹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