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출간된 책 표지
신재호
꾸준히 글을 쓰는 모습을 지켜본 지인이 다음에서 운영하는 '브런치'란 글 쓰는 공간을 소개했습니다.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아무나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 신청을 통해 승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몇 번 망설인 끝에 도전하였고, 운 좋게 한 번에 합격하였습니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글을 잘 쓰는 작가들이 가득한 공간에 첫 글을 발행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곤 나만의 색깔이 있는 글을 하나, 둘 쌓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소통하는 이웃도 생겼고, 그분들의 글을 읽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가끔 몇몇 글이 다음 메인에 올라 조회수가 올라가는 기쁨을 누렸는데, 직장에서 점심때 산보했던 경험을 담은 글이 브런치 추천 글로 선정되어 구독자 수가 폭발했습니다. 어릴 때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에 대한 글을 보고 <샘터>란 잡지사에서 취재 요청이 와서 어머니께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그저 글을 썼을 뿐인데 그 이상의 즐거움과 감동이 있었습니다.
어느날, 회사 점심 때 잠시 동료와 차를 한 잔하고 있었는데, 브런치 특유의 알람이 울렸습니다. 서둘러 확인해보니 출판사에서 보내온 출간 제안이었습니다. 맙소사.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마흔을 살아가는 중년 남성의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이야기가 재미있어, 그 콘셉트로 책을 내고 싶다는 장문의 내용이었습니다. 서둘러 출판사와 연락을 하였고, 편집자분과 미팅을 하고 바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6개월간 열심히 글을 썼고, 원고를 올 3월에 출판사에 제출했습니다. 금방 책이 나오리라는 기대와 달리, 내용을 수정하고 제목을 정하는 기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했습니다. 자꾸 책이 나오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수시로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다행히 올 7월에 모든 작업이 완료되었고, 드디어 <로또에 당첨되어도 회사는 잘 다닐 거지?>란 제목으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글을 쓰며 막연히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하였는데, 그 꿈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기쁨, 설렘, 두려움 등 여러 감정들이 교차합니다. 이제 시작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