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뉴스세는 나이로 3살인 아기의 연 나이는 두 살, 만 나이는 한 살이다.
최원석
나는 올해 나이로 마흔이 됐다. 아이는 이제 태어난 지 불과 16개월 차임에도 불구하고 나이로는 벌써 세 살이 됐다. 여기서 내 나이는 그렇다고 쳐도 아이의 나이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게 된다.
세 살이라... 재작년인 2020년 10월에 태어났으니 햇수로는 맞다 치더라도 개월 수로 따져본다면 세 살이라는 나이가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의 친구 뻘인 재작년 12월 31일 태어난 아기는 단 하루 차이로 이제 세 살이 된다. 여기에 문제가 있는 거다.
우리나라에는 세 개의 나이 계산 법이 있다. 바로 연 나이와 만 나이 그리고 세는 나이다. 세는 나이는 말 그대로 해마다 나이를 먹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되면 아이의 나이는 세 살이 된다.
연 나이의 계산법은 이렇다. 현재 해에서 태어난 해를 빼는 것이다. 현재 올해인 2022년에서 아이가 태어난 2020년을 빼면 두 살이 된다. 청소년 보호법과 병역법에서 사용하는 나이 계산법이다.
만 나이로 계산하면 이렇다. 아이의 생일은 10월 12일, 지난 해 한번 생일이 지났으니 아직 한 살이다. 아이는 올해 자신의 생일이 지나야 2살이라는 어엿한 나이를 찾는다. 민법 등의 법률관계에서 이 나이 계산법을 자주 사용한다.
나이 제도로 겪은 일화가 있다. 올해 나는 한 대학에서 요리 관련 학과 졸업장과 학위를 받는다. 같이 대학을 다니던 동기 중에 외국인이 있었다. 이 외국인 동기가 학기 초에 한국 학생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만 나이로 자신의 나이를 소개했다.
반면 한국 학생들은 자신의 나이를 만 나이가 아닌 한국의 세는 나이로 소개했다. 양측에서 저마다 그렇게 나이를 소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여겼다.
결국은 오빠-동생 하다 한 학기가 지나 외국인 학생이 한국 문화와 한국말이 익숙해져서야 그들이 동갑인지 알게 됐단다. 그 외국인 학생은 동기들에게 크디큰 책망과 배신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런 에피소드를 겪고서야 한국 학생들이 단체로 사과를 하고 외국 학생과 진짜 친구, 동기가 된 일이 있었다. 나이를 세는 문화에 대한 차이를 제대로 겪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