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7일 대전 서구 KB국민은행 둔산갤러리아 지점 앞에서 열린 공동 유세에서 인사하고 있다.
이희훈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 또한 정치개혁을 거듭해 공약하고 있다. 정치개혁의 필요조건은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와 국회 의원정수 확대다. 멀지 않은 과거 더불어민주당은 2018년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선거제도 개혁 국면에서 의원정수 확대가 돼야 개혁이 완성될 수 있다고,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을 외면했다(
민주당의 세 가지 잘못, 이번에 선거법 개혁 반드시 완수해야. 프레시안 2020.4.21.).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결선투표제와 의원정수 확대를 두고 국민을 설득할 자신이 있는가?
한국 대통령제는 권위주의적 통치관행과 소속정당에 대한 강한 지배력, 국무총리의 존재와 의원의 각료 겸직, 국정감사권, 정부의 법안 제출권 등으로 행정부와 입법부의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로 귀결된다. 자연스럽게 대통령 선거라는 빅 이벤트에 모든 역량과 개혁과제가 집중된다. 문제는 대선 이후까지 개혁과제에 대한 관심과 정치적 역량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개혁은 언제나 민심에서 시작한다.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지 못하면, 2차 결선투표를 한다. 1차 투표에서는 소신투표를, 2차 결선투표에서는 1위-2위 후보가 다투므로 자연스럽게 후보군이 좁혀진다. 1차 투표에서 민심 그대로 대통령의 지지도를 보이면, 거대양당도 제3지대 정당을 무시할 수 없다.
그다음은 의원정수를 확대해 비례대표 의석을 충분히 확보한 후, 비례성이 충분히 보장되는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국회를 개혁해야 한다. 다당제 연립정부는 그다음 순서다. 정체성이 분명한 정책 정당들이 공존하면서 정책 교류를 하는 방식으로 꾸려나가야 연립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 큰 정당에 작은 정당이 흡수돼 세력의 위계에 따라 자리를 나누는 통합정부와 다르다. 다당제 연합정치의 연립정부는 작은 정당도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충분한 비토권을 행사 할 수 있다. 정당 정체성과 세력이 그대로 온존하기 때문이다.
정권교체의 대의? '사표'의 의미를 재고한다
한국에서 '정권교체'는 마법의 선거 구호다. 막강한 정부권력을 심판하는 심판자로서 국민을 호명하지만, 사실상 큰 차이가 없는 정치세력이 정권을 주고받는 데 악용하는 구호다. 문제는 정책 지속가능성과 합의제민주주의 정치문화를 희생시킨다는 점이다.
1987년 이후 공고한 양당 체제의 역사가 반증하듯,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정치문화는 생산적이고 성공적인 정부 창출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정치적 경쟁상대의 패배가 곧 재기의 조건이 되는 정치구조 속에서, 비타협과 적대로 일관하는 여야, 조정과 합의를 통한 합의민주주의보다 포퓰리즘이 효과적이다. 지지자 중심 팬덤정치가 자리 잡는다.
정권재창출론, 정권교체론은 허망하다. 거대양당이 민주공화국을 사실상 '독점'하며 정권을 주고받아온 시간 동안, 한국사회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되짚자. 한국사회에서 사표의 개념은 재정립돼야 한다.
당선 가능성이 낮더라도 정책과 정당의 정체성이 분명한 제3지대 정당이 얻는 표는 사표가 아니다. 권력창출이 국가 공동체 발전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후퇴만 거듭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높더라도 살아있는 표가 아니다.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공포와 적의로 결집 되는 표. 그 표가 바로 사표다.
진보 없는 민주대연합으로 정권재창출이 이뤄지든, 보수대연합으로 정치교체가 이뤄지든 성공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단일화를 통한 다당제 견인은 어불성설이다. 한국정치에 절박했던 것은 당선 가능성이 없는 지지율이라 할지라도, 기득권 양당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지지율을 견지하는 제3지대 정당 존재 자체였다. 양당 독점 정치에 굴복하지 않고, 존재 자체로 견결한 다당제의 의지가 절박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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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단일화를 통한 다당제 견인"이라고? 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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