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언주 시인의 시집
문학동네
올해도 벌써 12월을 향해 달려갑니다. 한해 한해를 살아갈수록 더해지는 나이처럼, 삶도 더욱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의도하지 않아도 머릿속에는 붉은 신호등처럼 잘못한 일들이 연속해서 떠오릅니다. 때로는 너무나 부끄러워 홍당무가 되기도 합니다.
어떤 사건과 마주했을 때, 내 얼굴이 빨개진다는 것은 '마음의 동요'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양심 때문일 수도 있고, 개인적인 가치관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무엇이라고 부르든 우리는 앞으로는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인데요.
아!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부끄럽지 않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라는. 동의합니다. 완벽한 인간은 없으니까요. 그러나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포기하는 만큼 점점 더 굴절의 강도는 높아질 것이고, 부끄러운 일들도 '점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의 삶 또한 우박 맞은 채소밭처럼 엉망이 되어 버릴 수밖에 없겠죠. 삶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이렇게 글을 써 놓고 보니, 시집 앞부분에서 봤던 시인의 말이 떠오릅니다.
염치에서 서울까지 / 나였던 나를 / 내가 아니었을 나를 ... 나와 함께 / 때로는 너와 함께 / 밀고 가는 중이다. (시인의 말 중에서)
시 쓰는 주영헌 드림
심언주 시인은...
200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4월아, 미안하다』, 『비는 염소를 몰고 올 수 있을까』가 있다.
처음인 양
심언주 (지은이),
문학동네, 2022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시 쓰기'보다 '시 읽기'와, '시 소개'를 더 좋아하는 시인. 2000년 9월 8일 오마이뉴스에 첫 기사를 송고했습니다. 그 힘으로 2009년 시인시각(시)과 2019년 불교문예(문학평론)으로 등단했습니다.
공유하기
잘못한 것이 떠오르는 연말, 얼굴이 빨개집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