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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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소년들의 운동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학생 성적과 대학 진학에만 몰두하는 한국 사회에서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겠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안팎에서 대면 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면서 고질적인 문제가 더 심화되는 양상이다.
강원도 춘천시 소재의 ㄱ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김아무개(18)양은 "운동을 굳이 해야 할 필요를 모르겠다"며 "누워서 핸드폰 보는 게 더 좋다"고 거리낌 없이 말한다. 김양은 "평소에 운동은 거의 안 하는 편"인데다 친구들과 만나도 밥 먹고 카페 가고 PC방 가는 게 보통이다. 학교 체육 시간에도 그냥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편이지 운동을 하지 않는다.
같은 학교의 남학생 윤아무개(18)군은 "학교 점심시간이나 체육시간에 친구들과 축구를 하거나 활동적으로 노는 편"이긴 하지만 그 때 말고는 대부분 게임을 하거나 학원에서 시간을 보낸다.
김양과 윤군의 사례에서 보여지는 한국 청소년들의 실태는 이미 국내외 통계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019년 세계 142개국 청소년 160만 명을 대상으로 운동량 조사를 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권장 운동량 미달 비율은 94%에 달했다. 세계 청소년 운동량 최하위이다. 여학생은 더하다. 여성 청소년의 권장 운동량 미달 비율은 97%로, 100명중 3명만이 권장 운동량을 충족하는 셈이다.
비대면수업이 주로 진행됐던 코로나19 3년을 지나며 운동 부족 심화를 짐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교육부 조사 결과, 신체활동 감소에 따른 저체력 학생(PAPS 4·5등급) 비율이 2019년도 기준 12.2%에서 지난해 17.7%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2019년 WHO 조사에서 국내 청소년 운동량이 세계 최하위였음을 고려하면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우리 사회가 너무 이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기 십상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에서는 2022년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 방안으로 학교체육 운영 내실화와 학교 스포츠 클럽 체계화를 내세웠다. 코로나19로 저하된 건강체력의 증진을 위해 학생건강 체력평가(PAPS) 실시와 '저체력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는 그런 교육부의 학교체육 활성화 의지가 체감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춘천시 소재의 고등학교에서 체육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ㄴ교사는 "코로나19 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PAPS는 1학기와 2학기 각 한 번씩 실시됐지만 그 외의 추가적인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그램이 진행중인 것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체육수업 활성화는커녕 "시험기간엔 체육시간을 자습시간으로 바꾸라는 지침이 있었고, 수업을 한다고 해도 여학생들 같은 경우는 수업 참여도가 굉장히 낮은 편"이라고 일선 학교의 분위기를 전했다. "제도적으로 체육 수업에 대한 강화도 필요하지만 학생들 개개인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ㄴ교사의 말처럼, 운동이 부족한 한국 청소년들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정책 개발, 학교의 지도, 학생 개인의 인식 변화가 나란히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가은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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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폰 보는 게 좋아요" 한국 청소년 운동 부족, 너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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