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교생 4명인 학교 이야기를 기사로 내보내고 받은 원고료로 학생들과 회식을 했습니다. 무려 삼겹살에 소고기까지. 고맙습니다. 다 구독자님들 덕분입니다.
홍정희
두 번째 청소년 시민기자는 좀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학생이 걸어서 통학하는 학교 앞 도로에 인도가 없는 문제를 기사로 작성하여 여론을 불러일으켰다(해당 기사:
삼척 사는 중학생인데요, 등굣길이 이모양입니다 https://omn.kr/218e0). 기사가 나간 지 하루 만에 국토교통부에서 직접 학교로 찾아와 주변을 확인하고 즉시 인도를 설치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셨다. 지금 학교 앞은 한창 공사 중에 있다. 그리고 학생은 공사가 완료되면 후속 기사를 작성하려고 준비 중이다. 학생 기사가 나가고 각종 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들어온 것은 덤.
나는 작년부터 강원도 산골의 작은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데 이곳 학생들과의 생활이 꿈만 같아 그 이야기도 기사로 몇 편 내보냈다. 기사가 나갈 때마다 일면식도 없는, 그야말로 '고마우신 독자님'들로부터 좋은기사 원고료를 받고 있으며 그걸로 학생들과 고깃집에서 회식을 하는 전통이 생겼다.
이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바로 오늘 저녁에도 학생들과 삼겹살 주꾸미를 먹으러 가기로 되어있다. 우리 아이들 기사가 나갈 때마다 나에게도 각종 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것 역시 덤.
내 기사를 봤다는 사람들
지난주엔 고등학교 동창이 이십여 년 만에 연락을 해왔다. 기사를 보고 "내 친구잖아!"라며 무려 업무 쪽지로 말을 걸어온 것이다(강원도 교직원끼리는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내부망이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락이 없었으니 우리는 서로 학교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살다가 기사를 계기로 가까이 동종업계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뿐이랴. 오마이뉴스의 파급력은 실로 컸다. 출장을 가거나 교사 스터디에 들어가서도 내 기사를 봤다는 분을 만나게 된다. 남편의 직장 동료들도 알아보고 "아내 아니야?"라며 묻는 일이 잦다.
어버이날 즈음해서 시어머니께서 평소 정성 들여 만들어주시는 국수 이야기를 기사로 내보냈더니 며칠 뒤 시이모님께 연락받은 일도 있다(해당 기사:
볶고 무치고 부쳐낸 고명만 7가지, 이건 요리다 https://omn.kr/1nilv). "정희야, 기사 잘 봤다."라며. 어머니께서도 기쁜 마음을 주변 분께 많이 알리셨으리라. 그야말로 평화로운 고부 관계 유지에 오마이뉴스의 공이 혁혁하다.
아! 아무래도 이건 너무 신나는 일이다.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독자님들도 일단 첫 한 문장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셨으면 좋겠다. 첫 문장만 나오면 아마도 하고 싶은 말이 줄줄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리의 삶은 때론 기쁘고 종종 힘든 채로 그 자체로 특별하고 귀한 이야기일 테니. 나도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의 기사에 원고료로 응원하는 일을 기꺼이 기쁘게 할 것이다.
아 그리고, 오마이뉴스! 감사합니다. 덕분에 삶이 풍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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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그리움을 얘기하는 국어 교사로,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로, 자연 가까이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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