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통장 잔고증명 위조 등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받기 위해 의정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최은순씨는 징역 1년을 선고 받은 후 법정구속 됐다.
권우성
지난 7월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아무개씨가 법정구속됐다. 법원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 경도된 나머지 법과 제도, 사람이 수단화된 것"이라고 질타하면서 법정 구속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현직 대통령 장모가 법정 구속되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장모 관련 의혹을 부인해왔는데 2021년 12월 14일 관훈토론회에서는 "(반대로 장모가) 상대방에게 50억원 정도 사기를 당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사법부 판결은 대통령실이 언급할 대상이 아니"라는 짧은 입장만을 언론에 전했다. <한겨레> 등이 사설을 통해 대국민 해명이나 사과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지만, 대통령실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고속도로 장모 일가 특혜 의혹] "국토부에서 다룰 문제"
지난 7월 국토교통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관련해 종점지 인근에 대통령 장모 일가가 토지를 대거 소유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일방적으로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대통령실의 언론대응은 '해명'이 아닌 '회피'였다. 대통령실에서 핵심이라 불리는 관계자는 7월 9일 "야당이 정치적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대통령실 입장이 간접적으로 나간 것은 있지만, 이 문제는 국토부에서 다룰 문제"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 명품가게] "정쟁 소재 만들지 않는다"
지난 7월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리투아니아 순방 중 현지 명품 가게에 들르는 장면이 현지 언론에 포착됐다. 논란이 알려지자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호객행위에 들어갔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곧장 여러 명의 수행원을 뚫고 호객행위가 가능하냐는 반박이 이어졌고, 청와대 대변인을 했던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닭 머리를 가진 자"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굳게 입을 닫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팩트를 갖고 이야기해도 그 자체가 정쟁 소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 정쟁 소재를 만들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공세적 이슈'에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적극적이다.
뉴스타파 김만배 녹취 보도,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등엔 적극적
이달초, 2022년 대선 당시 <뉴스타파>에 김만배씨 녹취록을 건낸 언론인 출신 신학림씨가 김씨로부터 책값 1억65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보도된 녹취에는 김씨가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가 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의 발언이 담겨 있었는데, 신씨의 금전 수수는 보도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실이었다.
대통령실은 재빨리 반응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5일 '대통령 고위관계자 성명'을 별도로 발표했다. 익명의 성명서는 김만배씨와 신학림씨간 대화 녹취 보도를 '거짓'으로 규정하면서 맹공했다. 신씨의 금전 수수와 달리 검찰의 저축은행 무마 의혹은 앞으로도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대통령실의 성명은 '거짓 인터뷰' 여론몰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성명은 "김만배와 신학림의 거짓 인터뷰 대선 공작은 대장동 주범과 언노련(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출신 언론인이 합작한 희대의 대선 공작 사건이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면서 "마치 대장동 게이트 몸통이 윤석열 후보였던 것처럼 조작하고 대선을 사흘 앞두고 녹취록을 풀어 대선 결과를 바꾸려 한 것"이라고 했다.
성명은 또 "날조된 사실, 공작의 목표는 윤석열의 낙선이었다"며 "조모씨는 부산 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 검사를 만난 사실이 없다. 보도를 위해서는 충분한 확인과 검증 과정을 거치고, 공익적 목적으로 보도할 가치가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 언론의 정도이자 상식"이라고 밝혔다.
"날조", "조작", "공범", "기망" 등 날선 표현으로 십자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