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두문마을 낙화놀이
무주군
산골영화제 일정이 있는 7~8일 오후 8시 40분부터 10시까지 안성면 금평리 두문마을 일원에서 낙화놀이 시연이 펼쳐진다. 처음 보는 이라면 불꽃이 툭툭 떨어지는 장관에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이 외에도 무주에는 한국에서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바가 있는 국도 37번 드라이브 코스가 유명하다. 또한 반디랜드, 라제통문, 태권도원, 머루와인동굴, 적상산전망대, 덕유산 향로봉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그러나 자가용이 없는 관광객에게는 짧은 일정에 쉽게 포함시키기 어려운 명소다. 뚜벅이 관광객이라면 무주 향교를 들러볼 것도 추천한다. 터미널에서 도보 5-10분 거리에 있다. 활쏘기, 투호 던지기 등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으니 어린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들러서 향교 공부도 하고 각종 재밌는 놀이도 해보길 권한다.
사계절 궁금한 관광지가 되려면
도시를 공부하는 필자로서는 고향 무주가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자연환경을 과도하게 훼손하는 개발 방식은 지양하는 도시계획 방향이 필요하다. 도시에서 익숙한 영화라는 문화와 무주만이 지닌 자연환경이 더해져 산골영화제가 탄생했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때 태권브이를 향로산 정상에 세운다는 기획 때문에 언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다행히 태권브이가 산 정상에 서는 기이한 일은 없었지만 실로 위험한 발상이다. 한편 무주군은 총 192억 원을 투입해 로봇체험공간 태권브이 테마파크를 2025년까지 조성하기로 했다.
둘째, 관광객을 위한 교통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산골영화제 때문에 왔다가 이동에 불편함을 겪는다면 재방문이 꺼려질 것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뚜벅이 여행객을 위해 서울-대전 ktx 티켓과 입장권, 대전역-무주 셔틀버스 이용권을 묶어 판매했다. 물론 서울 방문객만을 위한 관광상품이지만 반가운 일이다.
관광지는 볼거리, 먹을거리, 머물 장소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이 셋을 연결 지을 이동 수단이 없다면 실패다. 무주에 도착해서 숙소, 그리고 주변 지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야만 한다. 멀리 이동하면 택시는 아무래도 경제적 부담이 크다. 시내버스는 배차간격과 운행 시간 면에서 불편하다.
관광형 DRT(Demand Responsive Transport, 수요 응답형 교통 모델을 운영하는 게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이용자가 필요에 따라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교통모델이다. 대중교통이 운행시간과 배차간격이 정해져 있는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이미 부산시는 부산형 DRT '타바라'를 기장군 관광지 일대에서 운영 중이며 경기도 용인·광주시도 준비 중이다. 관광형 DRT를 운영한다면 뚜벅이에게 매력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무주는 군민을 위해 '콜버스'라는 이름으로 DRT를 시행해 본 경험도 있고, 이를 통해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적은 예산을 투입하여 관광형 DRT를 운영하는 것이 태권브이랜드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한번 왔다가 불편한 관광지로 기억에 남기보다, 사계절 궁금한 관광지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광형 DRT와 같은 섬세한 배려가 필요하다.
한국 도시들이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언젠가부터 비슷한 모양새다. 무색무취 도시에, 기존의 지역도 획일적인 개발 방식을 지향한다. 삶에 필요한 필수 인프라는 갖춰야 하지만, 각 지역의 개성이 사라지고 있는 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