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함성1만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6월 22일 총궐기대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노조
학교 청소 10년에 '골병'… 퇴근길, 집보다 병원을
인선씨는 매일 출근하면 넓디넓은 학교를 돌아다니며 화장실 청소를 한다. 매일 혼자 청소해야 하는 화장실 칸수는 102칸이다. 학교 신관에서 본관으로, 그리고 저 멀리 떨어져 있는 강당까지. 1, 2, 3학년 층을 옮겨 다니고 남교사, 여교사 화장실까지 바쁘게 다니며 하루종일 변기와 세면대, 바닥청소를 했다.
"102칸이나 되는 화장실을 깨끗이 쓸고 닦아 놓아도, 아직 어린 학생들이라 금방 어질러져요."
그가 한 번 청소를 하며 학교 전체를 도는데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가 걸린다. 하루에 3번은 돌아야 일이 마무리가 된다. 64세인 인선씨는 하루종일 계단을 오르내리고, 허리를 굽혔다 폈다 쓸고 닦기를 반복하고 나면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한 피로를 느낀다. 언제부턴가 인선씨의 퇴근길은 집보다 병원을 가는 날이 더 많아졌다.
학교 청소 10년, 그녀가 얻은 것은 고맙다며 꾸벅 인사하고 가는 손녀 같은 학생들의 감사 인사와 골병들어 못쓰게 된 무릎, 이 두 가지였다. 그는 얼마 전 양쪽 무릎 수술을 하고 쉬고 있다. 쉬는 것도 편치 않다. 주어진 유급 병가가 60일뿐이기 때문이다. 인선씨는 이미 60일의 병가를 다 썼고, 올 3월에 새로 생긴 연차며 휴가를 다 써가고 있다.
당장 이번 달은 무급으로 쉬어야 하고 7월이면 복직해야 하는데 이 몸으로 제대로 일할 수 있을지 이만저만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계속 아파서 쉬면 정년퇴직 후 촉탁직으로 계약을 안 해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쉬고 있는 지금도 마음이 불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