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룡정(雷龍亭)남명 선생이 48세 때부터 12년간 학문을 가르치고 제자를 가르치던 곳 뇌룡이란 장자(莊子)의 '淵默而雷聲, 尸居而龍見'(깊은 연못처럼 고요하다가 우레처럼 소리치고, 시체처럼 가만히 있다가 용처럼 나타난다)에서 따온 말. 선생은 이 곳에서 그 유명한 을묘사직소(일명 단성소)를 지어 올렸다고 함.
김진수
한 연구자는 남명의 상소문에 나타난 '현실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1) 위정자가 마음을 바로잡아야 한다
통치·행정의 성공 요인은 위정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 그가 군자를 좋아하는가 아니면 소인을 좋아하는가 등과 같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가, 즉 최고통치자가 어떻게 처신하는가에 따라 나라의 흥망이 결정된다고 한다.
(2) 위정자의 결단, 학문과 수덕이 선행되어야 한다.
위정자가 현실을 인식하고 자각하여, 학문을 익히고 덕을 밝혀,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3) 위정자의 수신을 바탕으로 하여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
행정의 성공 여부는 인재 등용에 달려 있는데(爲政在人), 인재등용은 먼저 도로써 수신하고, 그 수신을 바탕으로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 즉, 사람을 겉모습만으로 판단해 등용해서는 안 된다. 사람의 참 모습을 알려면 먼저 자신의 수양을 통해 명철한 마음을 기르고, 그러한 마음을 바탕으로 하여 인재를 선발해야 실수가 없다는 것이다.
요컨대, 정심을 바탕으로 백성을 다스리고, 수신을 바탕으로 인재 등용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먼저 위정자가 마음을 바로잡은 후(正心), 이러한 바탕 위에서 백성을 다스리고, 수신을 하여 올바른 판단력을 얻은 후 인재를 선별하여 등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4) 출처에 대한 견해 : 먼저 위정자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남명은 먼저 위정자가 변화하여 굳은 마음을 가지고 왕도를 실현될 수 있게 되면, 벼슬길에 나아가 국가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말한다. 이것은 출사할 만한 상황이 아닌 때에는 출사하지 않는 것을 정의로 여겼던 유자들의 출처 의식을 남명이 철저히 지키려 한다는 것을 나타낸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관직(官職) 선택의 기준을 호구지책에 두는 것이 아니라, 관직 본래의 의미를 실현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주석 3)
주석
1> 앞의 자료, 380쪽.
2> <조선왕조실록>, 명종 6년 조.
3> 박승용, <남명 조식의 행정사상연구(상소문을 중심으로)>, <조기홍 고희기념 논문집>, 327~328쪽,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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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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