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으로 창궐한 녹조. 지난 11일 대구 달성군 구지의 낙동강에 번진 녹조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녹조는 그중에서 특히 대구가 있는 중류가 그 양상이 더욱 심각해 보였다. 딱 낙동강 중류에 해당하는 달성보와 합천창녕보 사이 구간이 특히 심각한데 이 구간은 예년부터 녹조가 극심했던 곳 중의 하나다. 물 흐름이 특히 느리고 거대 도시인 대구에서 내보내는 오염원들의 영향이 큰 것이다.
그런데 녹조는 독이다. 녹조에 포함 마이크로시스틴에 대해, 오하이오주립대 이지영 교수는 '마이크로시스틴-LR을 기준으로 했을 때 청산가리 6000배가 넘는 독성을 가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 심각한 독이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에서 창궐하고 있다는 점이다. 낙동강 원수에서 녹조 독이 많이 발생하면 그 물을 정수해서 마시는 수돗물에서도 녹조 독이 검출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아진다. 실제 2022년 7월 대구MBC와 대구환경운동연합의 공동조사에서 대구 매곡정수장의 수돗물에서 0.281ppb(미국 아동 기준치 0.3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돼 크게 논란이 일기도 했다.
play
▲ 구미보 녹조 24년 8월 9일 창궐한 낙동강 구미보 상류 녹조 ⓒ 정수근
더 심각한 것은 이 독이 에어로졸 형태로 날려서 공기 중에서도 검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강 주변은 물론, 지난해엔 낙동강에서 3.7㎞가 떨어진 양산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0.54ng/m3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는 창원대와 부경대 그리고 영남지역 환경단체들의 연대체인 낙동강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이 공동을 실시한 연구 결과로, 연구진이 비교 대상으로 삼는 미국 뉴햄프셔주 강에서 측정된 에어로졸의 18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설상가상 녹조 독은 낙동강 물로 재배하는 농작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지난 2022년부터 부경대 연구진과 관련 공동 조사를 해 그 조사 결과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결과에서 '낙동강 물로 재배한 배추, 무, 상추, 고추, 오이 등에서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올해 녹조의 양상이 더 심각해 조류대발생 단계(조류경보제상 대발생 기준은 ㎖당 100만 개)까지 갔던 2018년 당시 상황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낙동강 전역에서 조류대발생이 발생하지 않을까 크게 우려되는 상황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