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와 초콜릿 공장스틸컷
워너 브라더스
지독한 가난 속 탈출구를 찾다
지독한 가난 가운데서 찰리의 즐거움이란 쓰레기통을 뒤져 초콜릿을 감쌌을 포장지를 찾는 것이었다. 거기 묻은 초콜릿 부스러기를 핥아 그 맛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는 동네엔 세계적인 명사이자 끝내주는 초콜릿을 개발한 천재적 사업가 윌리 웡카가 운영하는 공장이 있었다. 그곳에서 만들어진 초콜릿은 대단히 맛이 좋았는데, 찰리는 딱 일년에 한 번 그걸 제대로 먹을 수가 있었다. 그의 생일날이었다.
소설은 윌리 웡카가 다섯 명의 아이들을 초대하여 그의 유명한 공장을 견학토록 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초콜릿 포장지를 뜯으면 초대권인 '골드 티켓'을 찾을 수가 있는데, 이를 발견한 다섯 명에게 행운이 돌아가는 것이다.
수많은 아이들이 그 티켓을 꿈꾸는 가운데, 한 명씩 그 주인공이 나타난다. 끊임없이 먹는 살찐 아이 아우구스트 글룹, 멈추지 않고 껌을 씹어대는 바이올렛 뷰리가드, 원하는 건 부모가 죄다 해주는 철없는 부잣집 딸 버루카 솔트, 종일 텔레비전만 보는 마이크 티비, 그리고 주인공 찰리 버켓이다.
어른들이 어렵게 모은 돈으로 겨우 초콜릿 하나를 구해 찰리에게 선물하는 순간, 조 할아버지가 남몰래 감추고 있던 동전을 몰래 건네 초콜릿을 또 하나 구해오도록 하는 장면, 우연히 동전을 주운 뒤 유혹을 참지 못하고 상점으로 달려가 초콜릿을 사는 장면 등등. 소설은 찰리가 마지막 초대장을 갖는 예고된 순간까지를 거듭 실망하고 다시 기대하게 하며 기술적으로 그려낸다. 그리고 마침내 그 기대가 이루어질 즈음이 되어 모든 독자가 그를 응원하도록 한다.
그로부터 공장에 들어선 다섯 아이 가운데 넷이 하나씩 사고를 당하는 과정은 이 소설의 특별한 즐거움이라 해도 좋겠다. 가히 꿈과 환상의 세계라 해도 좋을 낯선 풍경이 아무렇지 않게 펼쳐지는 가운데, 아이들은 저들이 상징하는 각각의 죄악으로 마땅한, 어쩌면 지나칠 수도 있을 형벌 같은 사고를 당한다.
식탐과 교만, 탐욕과 나태, 어른과 아이가 모두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악덕이 치명적 실패와 맞닿는 장면은 아마도 소설의 주된 독자인 어린이들에게 쉬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경고와 암시로써 기능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