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할 때 된 거 맞네. 인사도 하시는 거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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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해서 만나는 시간이 긴 편은 아니기 때문에 나는 늘 기초공사를 잘한다는 생각으로 치료를 구성하는 편이다. 여기서 잘해두어야지 앞으로 더, 잘 치료받아 말하기가 늘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실랑이만 하다 치료가 끝나기도 하고, 기분 변화 때문에 다독임을 많이 해야 하기도 한다. 오냐 오냐만 해서도 안 되고, 무조건 강압적으로 "해야 됩니다!" 해서도 안 된다. 한 회기에 모든 것을 완성하겠다고 욕심 내서도 안 된다. 짧은 만남 기간일지라도 조금 더 거시적인 시선으로 보고, 하루하루를 채워가야 한다.
완벽하게, 완성된 상태를 생각하고 치료를 하면 치료를 하는 나도, 치료를 받는 환자도 힘들 수밖에 없다. 과제 중 하나를 맞고 틀리고에 연연하기 보다 이런 반응이 나왔고, 이 반응은 어제의 환자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치료사가 알고, 치료사가 생각한 목표점으로 데려가야 한다.
드디어 그녀의 퇴원 날이 되었다. 마지막 치료를 마치는데 그녀가 내게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아, 이 말 한 마디에 사르르 그간의 힘들었던 마음과 긴장이 녹는다. 됐네. 퇴원할 때 된 거 맞네. 인사도 하시는 거 보니...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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