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컵에 맥주가 담긴 모습.
Reuse Seattle
재활용 vs. 재사용 vs. 대체재 논쟁... "명쾌한 답은 없다"
플라스틱 오염을 막기 위한 정책의 최우선순위는 물론 감축입니다. 그럼에도 당장 감축하기 어려운 플라스틱의 경우 순환성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3가지가 꼽힙니다. ①재활용 ②재사용 ③대체재입니다. 어느 방안을 우선시해야 하느냐를 두고는 플라스틱 산업계와 환경단체 간 주장이 엇갈립니다.
산업계는 플라스틱을 유리·알루미늄 등 다회용기로 전환하면 오히려 생산과 운송에서의 환경영향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재사용할수록 전과정 환경영향은 감소한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반박입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논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장용철 교수는 "한국에서 관련 연구가 아직까지 부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연구가 진행 중이며 연내에 관련 논문들이 발표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소라 실장은 "전과정평가(LCA)만을 기반으로 (논쟁의) 결론을 낼 수는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LCA는 조금만 조건이 달라져도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제품 및 서비스의 원료 채취부터 제조, 유통, 사용 및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걸친 환경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평가하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그는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답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어떤 정책을 선택할지는 다양한 점을 고려해 의사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생산자책임재활용 → 생산자책임'확대' 용어부터 바꿔야"
그렇다면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순환성 제고를 위해 어떤 방안을 논의하고 있을까요? 이소라 실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차 회의부터 협약의 주요 요소로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가 부상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EPR은 생산자에게 폐기물 처리 비용 일부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수거·재활용을 끌어올리는 제도로 정착했습니다. 그런데 협약 내 EPR 논의의 맥락은 한국과는 조금 다릅니다. 이는 단어 번역에서 비롯된 오해 때문입니다. 플라스틱 국제협약에서 말하는 EPR은 정확히는 '생산자책임확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중심으로 기존 EPR에서 생산자의 책임을 어떤 부분까지 더 확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이소라 실장은 소개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제품 설계 단계부터 재생·재활용 용이성을 고려해 EPR 분담금을 차등화하는 방안이 제안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올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도입된 '섬유재활용법'에도 비슷한 개념이 적용됐습니다. 패션브랜드들이 수선·재사용 프로그램을 통해 분담금을 경감받을 수 있다는 대목이 포함됐습니다. 이에 환경부에도 EPR의 한글 명칭을 생산자책임확대로 바꿀 것을 피력하고 있다고 이소라 실장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장용철 교수는 현재 재활용 중심의 EPR 정책이 순환성으로 확장되지 않으면 한국 수출경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순환성이 강화된 원료를 확보하지 못하면 앞으로 수출을 못하게 되는 시대가 금방 도래한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그는 EU에서는 관련 규제를 이미 다수 도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에코디자인 규정안(ESPR) ▲디지털제품여권(DPP) ▲포장·포장재 폐기물 지침 강화 개정안(PPWR) 등입니다. 이에 장용철 교수는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직 한국은 초기 단계다. 전체 제품에서 순환성 설계가 강화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이 굉장히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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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성 원료 확보 못하면 수출 못 하는 시대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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