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농성은 '떼법', 용납 말라? "되레 정부가 우릴 겁박"

등록 2024.11.19 14:03

수정 2024.11.19 14:09

▲13일 오후에는 세종보 1번 수문을 열어서 천막농성장 주변의 물이 빠졌다.김병기

지난 15일 최원석 세종시의회 의원이 '세종보 운영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한 것이 알려지자, 환경단체들이 "근거 없이 물정책을 막장으로 끌고가는 정권의 기수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고 성토하면서 결의안 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소속인 최 의원은 지난 18일에 낸 보도자료를 통해 "정당한 행정권 집행에 난항을 겪고 있는 '세종보 재가동'과 관련해 세종보의 탄력적인 운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오는 22일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제4차 회의에서 심의될 예정인 이 결의안에는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시민행동)이 세종보 상류 500m 지점의 하천부지에서 200일 넘게 천막농성을 하고 있어서 세종보 재가동이 지연되고 있다고 적시한 뒤 "속칭 '떼법'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시민행동은 19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최 의원은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근거로 언급하면서 세종보의 탄력운영을 주장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세종보 재가동은 최 의원의 주장처럼 정부의 '정당한 행정권 행사'가 아니다. 민주적 절차를 거친 민관합의를 묵살했을 뿐 아니라, 금강 보 처리방안이 결정 근거인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 경제타당성 조사 결과, 국민여론조사 결과 등을 뒤집을 만한 어떤 연구결과나 데이터도 마련하지 않았다. 다만 4대강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근거 없이 맹목적인 정책 뒤집기일 뿐이었다."

시민행동은 이어 "최 의원은 가뭄발생 일수 등을 언급하면서 홍수 가뭄 대비를 위해 세종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하천횡단시설물인 보는 홍수를 예방 대비하기는커녕, 홍수 위험을 가중시키는 시설"이라면서 "기후위기의 시대에 변화하는 강우패턴에 따라 하천횡단시설물을 해체하고 제방 후퇴, 범람원 확보 등을 통한 하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민행동은 "보 가동시, 간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 성분의 녹조가 창궐할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안개 발생 일수가 증가할 수 있다"면서 "또한 세종보 인근 주민들은 수질 악화로 인한 악취와 날벌레 창궐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결국 최 의원의 제안대로 세종보를 가동시키면 세종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민행동은 "불법과 위법을 일삼는 정권이 무책임하게 자연과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일에 우리는 농성으로 맞서고 있다"면서 "'떼법'으로 지칭될 대상은 불법과 위법을 일삼는 정권에 맞서 생명의 편에 선 우리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내다버리고 권력으로 우리 강과 생명을 겁박하는 정부"라고 일축했다.

시민행동은 마지막으로 "세종보 재가동에 심도 있는 근거를 마련해 설득력 있고 성숙한 대화를 할 생각보다는, 정치적 논리로 퉁치고 근거 없는 결의안 따위를 제안하는 수작이 한심하고 괘씸하다"면서 "세종시의회는 세종시민들을 위험에 방치하고, 물정책을 퇴보시키는 결의안을 마땅히 부결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최 의원의 결의안은 오는 22일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제4차 회의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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