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2일 오전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출두한 해병대 제1사단 제7포병 대대장과 김경호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지난해 예천군 수해로 순직한 채상병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정신병동에 입원했던 고 채 상병 소속 대대장이 6일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오는 13일 퇴원해 부대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7월 채 상병 순직 당시 해병1사단 포병여단 포7대대장이었던 이아무개 중령은 이날 법률대리인 김경호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다시 현실로 돌아가 제게 부여된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령은 지난해 7월 19일 채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숨지기 하루 전 집중호우로 불어난 하천 상황을 보고 선임대대장인 포11대대장에게 수변 수색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경고했던 지휘관이다.
이 중령은 채 상병 순직에 대한 죄책감과 군 간부들의 집단 따돌림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다 군의관의 권유로 지난 5월 29일 경기 지역의 한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다.
이 중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채 상병 부모와 가족들에게 "죄값을 치르지도 않은 채 혼자 세상을 등지려 했다. 죄송하다"고 또다시 용서를 빌었다.
그는 "그 누구보다 사랑한 해병대로부터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껏 약으로, 악으로 깡으로 버텼지만 그 순간만큼은 살고 싶지 않았다"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이 중령은 보호병동에 입원해 있을 때 여러 사람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면서 "아직 끝난 게 아니기에 현재 부여된 임무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부대에 있는 부대원들까지 힘들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퇴원을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이렇게 전우를 지켜줘야, 그게 진정한 해병대"
그는 또 "부대원들은 다시 제 걱정을 하며 '치료를 마무리하고 회복하여 복귀하라'며 '걱정말라'고 한다. 해병대는 이렇게 전우를 지켜줘야 한다. 그게 진정한 해병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중령은 군복을 입고 부대원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조직에 보탬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에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고 복귀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 중령은 곧 채 상병의 기일(7월 19일)이 돌아오고 있다면서 "퇴원하자마자 우리부대원 고 채 해병이 있는 현충원을 참배하고 사고 현장을 다녀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채 상병 부모님과 약속한 것처럼 "끝까지 잊히지 않도록 기리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이 중령이 밝힌 입장문 전문이다.
고 채해병의 소속대대장 이OO 중령입니다
많은 분들께 걱정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고 채해병 부모님과 가족분들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죄값을 치르지도 않은 채 혼자 세상을 등지려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 누구보다 사랑한 해병대로부터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제껏 약으로, 악으로 깡으로 버텼지만 그 순간만큼은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보호병동에 갇혀있으면서 들어오시는 의사, 간호사, 보호사님들께서 힘내라는 응원을 보내주시고 대대원들과 함께 근무했던 육해공군 동료, 동기들의 응원을 받으며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아직 끝난 게 아니기에 현재 부여된 임무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부대에 있는 부대원들까지 힘들게 해서는 안되겠다라고 생각하고 퇴원을 부탁드렸습니다.
부대에 장교라고는 저밖에 없는데 제가 없어 힘들어할 부대원들을 생각하면 빨리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부대원들은 다시 제 걱정을하며 치료를 마무리하고 회복하여 복귀하라며 걱정말라고 합니다. 해병대는 이렇게 전우를 지켜줘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해병대라고 생각합니다.
제겐 군복을 입고 부대원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살아있음을 느끼게하고 조직에 보탬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에 어떻게든 정신차리고 복귀하려 합니다.
고 채해병의 기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저는 그날 같이 함께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처음 장례식을 같이 하지 못했을 때처럼요. 저는 퇴원하자마자 우리 부대원 고 채해병이 있는 현충원을 참배하고 사고 현장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괜찮습니다. 고 채해병의 부모님과 약속한 것처럼 저 혼자서라도 끝까지 잊혀지지 않도록 기리겠습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우리 부대원이었던 아니 우리 부대원인 고 채해병의 명복을 빌며 채해병의 부모님과 가족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받게 될 어떠한 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못난 행동으로 걱정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 제게 부여된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희 집안은 병185기, 병795기, 병851기, 병867기, 해병대사관 89기 형제로 해병대 가족인 저는 해병대를 버리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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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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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대대장 "죗값 치르지 않고 세상 등지려...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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