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 (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비공개로 진행된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항소심 공판에서 국가정보원 블랙요원 김아무개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북한공작원 리호남이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열린 제2차 아태평화국제대회(이하 국제대회)에 있었을 가능성이 낮다고 증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 블랙요원 김씨는 수십년간 북한 관련 일을 해온 베테랑으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이 터지기 전 핵심 인물인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을 관리해온 인물이다. 그는 국정원 압수수색을 통해 법정에 제출된, 2019년 2월 작성된 2급 비밀 문건 '○○96○○(안부수) 종결 계획'을 만든 주인공이다.
국제대회 당시 리호남의 필리핀 존재 가능성에 대해 법정에서 김씨가 부정적인 증언을 하면서 검찰의 공소사실은 더욱 흔들리게 됐다. 검찰은 김성태 전 회장의 진술에 근거해 쌍방울그룹이 경기도 측을 대신해 북한에 800만 달러(스마트팜 비용 500만, 이재명 지사 방북 비용 300만)를 줬다고 보고 있는데, 그중 70만 달러가 필리핀에서 김 회장이 리호남을 직접 만나 건넸다는 것이다.
지난 9월 5일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문주형 부장판사)에서 진행된 공판에 국정원 블랙요원 김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재판은 증인의 신분을 고려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김씨의 증언 내용을 확보했다.
김씨는 북한공작원 리호남의 2019년 7월 2차 국제대회 기간 필리핀 존재 여부에 대해 "리호남이 돈을 받고자 하면 중국에서도 받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필리핀에) 안 가도 된다"면서 "(리호남은) 필리핀에서 비자를 받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경험칙상으로는 가능성이 좀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재판장의 확인 질문에도 김씨는 "(리호남이 당시 필리핀에 부재했다고)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어찌 됐든 비자를 받고 자기 신원을 노출해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움직였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리호남은 업계에서 유명한 선수... 대북 사업가에게 당근 제시하며 돈 편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