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문소리오마이TV 김호중
문소리는 한미FTA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스크린 쿼터가 축소과정을 두고는 "답답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스크린쿼터가) 영화에 미치든, 안 미치든 우리 문화를 지키는 권리이자 의무인데, 너무 쉽게 포기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말로 국익을 위해 쿼터를 반으로 줄여야 했다면, 훨씬 더 이득이 되는 무엇인가를 얻었어야 했는데, 무엇을 얻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73일로 줄여서 우리가 얻은 것이 FTA를 체결하는 것인가"라며 "(한미FTA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이득을 안겨다 줄 지, 한 번도 명확한 답을 들어 본적이 없고,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운 데 왜 그렇게 해야만 했는지…"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질문을 바꿨다. 한미 FTA 체결로 국내의 경쟁력있는 영화나 배우에게 할리우드 진출을 통해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수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혹시 '문소리씨 같은 경쟁력있는 배우가 할리우드에 진출해도 성공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문소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곤 큰 소리로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장담하건데, (한미)FTA가 아무리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체결이 된다고 하더라도, 저의 할리우드 진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다"면서 "특히나 저는 할리우드에 진출할 마음이 별로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차분하게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한국에서 30년 넘게 살아왔기 때문에 한국의 문화를 가장 잘 알고 있고, 한국 사람의 삶과 한국 사람의 말과 한국 사람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것 같아요. 그것은 외국의 어떤 배우도 저 만큼 못하는 거죠. 우선은 그것을 제대로 하고싶구요. 그것도 '잘하고 있나' 의심스러울 때가 많기 때문에 더 잘하고 싶고... 만약에 아주 글로벌한 정서를 표현할 영화들도 있겠죠. 하지만 그것은 제가 제일 잘하는 것이 있는데, 왜 그렇게 하겠어요."
"국회비준까지 예민하게 지켜봐야"
예정된 인터뷰 시간이 다 돼갔다. 그와 장준환 감독은 곧장 비행기편으로 부산으로 내려간다고 했다. 팬들과의 만남 때문이다. 그에게 한미FTA 반대 투쟁의 의미가 무엇인지 듣고 싶었다.
그는 "배우로서 장애인부터, 바람난 아줌마,시골 아줌마까지 여러 경험을 해봤다"면서 "(한미)FTA가 단지 영화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 방송, 환경, 노동 등 걸리지 않은 부분이 없지 않나. 그런 분들과 한 목소리를 내면서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어차피 국회의 비준을 거쳐야 하고, 그 과정까지 좀더 예민하게 지켜 봐야 할 것"이라며 " 다행인지 모르지만, 국내 여론도 예전보다 조금더 (반대쪽으로) 돌아서고 있고, 정치인들도 FTA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반대 목소리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스튜디오 한켠에서 아내의 인터뷰를 지켜보던 장준환 감독의 마음이 바빠졌다. 장 감독은 "미안하다. 비행기 시간이 급해서"라고 말했고, 취재진은 그에게 한미FTA에 대해 한마디를 부탁했다. 그는 다소 수줍은 모습과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한국 영화의 공기를 점검하는 탄광의 카나리아로 불린다'는 문소리. 스크린 속에서 보여줬던 당당하고, 용기있는 모습이 지속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