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최초로 발표한 흡연상황 조사보고서인 '2007년 중국흡연 통제보고.'
중국은 세계 최대의 담배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중국 애연가들의 손끝에서 타들어가는 담배는 매년 1800조 개비로, 세계 2~7위 담배 소비국의 소비량을 모두 합친 것과 같다.
지난달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앞두고 중국 위생부가 발표한 '2007년 중국흡연 통제보고'(아래 '보고')에 따르면, 13억 중국인 가운데 3억5000만 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간접흡연의 피해를 보는 사람들만도 5억4000만 명에 달한다. '보고'는 "중국에서 흡연 관련 사망자만 해마다 120만 명에 달하고 간접흡연을 인한 사망자도 매년 1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보고'는 "15세 이상 남성의 60%, 여성의 4%가 담배를 피운다"면서 "여성의 흡연율도 5~8%씩 매년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보고'는 또한 "흡연 연령층은 낮아지는 추세로 전국 대학, 고등학교, 중학교의 남학생 흡연율은 각각 46%, 45%, 34%에 달한다"면서 "청소년 흡연자가 5000만 명에 육박한다"고 경고했다.
장이팡(張義芳) 중국금연협회 회장은 "중국인들은 흡연이 건강에 끼치는 해독에 무지해 흡연 연령층이 갈수록 연소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의 청소년 흡연실태조사에서는 첫 흡연 연령이 남성 13.5세, 여성 12.9세로 각각 나타났다.
2020년 흡연 관련 사망자만 1000만명에 이를 전망
간접흡연으로 인한 폐해는 위험수위에 도달하고 있다. '보고'에서는 "여성의 90%가 가정에서 간접흡연을 당하고 남성도 공공장소와 직장에서 쉽게 간접흡연을 당하고 있다"면서 "15세 이하 1억8000만 명에 달하는 청소년과 어린이들도 간접흡연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의 흡연율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흡연에 대한 제지가 거의 없는데다,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통제할 강력한 법규가 없어 중국은 비흡연자들에게 악몽이 되고 있다. '보고'는 "흡연 통제를 강화하지 않을 경우 2020년에는 흡연 관련 사망자가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도 흡연 피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내며 자구 노력을 하고 있다. 중국 위생부는 국무원의 위임을 받아 공공장소의 금연을 법제화하는 '공공장소위생관리조례' 개정에 나섰다. 지난 5월 중순에는 '베이징 2008년 금연올림픽방안'을 내놓았다. 내년 베이징올림픽 개회 전후 8개 공공장소에서 전면 금연을 실시하게 된 것.
같은 달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는 모든 공공장소에서 금연을 시행하고 흡연 시 100위안(한화 약 1만2000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금연조례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시도 금연조례를 개정하고 공공장소에서 흡연 시 20위안의 벌금을 부과토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