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총리.<오마이뉴스 재팬> 요시카와 타다유기
민심은 무서웠다.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사실상 직접 후계자로 지명해 정권을 넘겨줬던 아베 신조 총리는 성난 민심의 파도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이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일본 헌정사상 사실상 최초의 '여소야대' 정국이라는 혹독한 현실이다. 그 동안 여당이 참의원에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예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때마다 무소속 당선자를 영입하거나 연립정권을 구성해서 극복해왔다.
그러나 이번엔 아무런 손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성향이 전혀 다른 공산당이나 사민당, 그리고 자민당이 스스로 내친 국민신당에 손을 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참의원 제1당인 민주당의 협력을 얻지 못하면 원만한 정국운영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높은 인기를 이어받아 지난해 9월 60%가 넘는 높은 지지율로 출발했던 아베 정권이 왜 이렇게까지 추락하게 됐을까?
'돈'과 '생활'에 분노한 일본 유권자
<아사히신문> 정치부 데스크 와타나베 쓰토무씨는 ▲국민연금 기록의 허술한 관리문제 ▲양극화의 심화 ▲각료들의 잇단 정치자금과 관련한 스캔들 등 국민을 분노시킨 3가지 문제가 겹치면서 자민당이 '역사적인 대패'를 당했다고 분석한다.
그는 "문제가 하나나 둘이었다면 이런 결과까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노 소스케 정권의 퇴진을 몰고 왔던 1989년 참의원 선거에서도 ▲소비세 인상 ▲농수산물 수입자유화 ▲리쿠르트 스캔들 등 3가지 문제가 겹치면서 자민당이 36석밖에 얻지 못하는 사상 최악의 참패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