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환 한나라당 의원
성윤환의원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소속인 성 의원은 지난 7일 한국관광공사, 국립중앙박물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성적인 의미로 비칠 수 있는 농담을 해 주위를 아연하게 만들었다.
상황은 이랬다. 이날 문방위는 민주당 의원들이 YTN 노조원 해고 사태와 관련해 국회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거나 국감 일정을 늘려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한나라당이 반대하면서 파행됐다.
시작 30여 분 만에 감사가 중단됐다가 오후에 속개됐으나 양측은 계속 팽팽하게 대치했다. 이 때문에 오후 질의 시간은 7분에서 5분으로 줄여 진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성 의원은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에게 질의를 시작하면서 "좀 야한 얘기 같습니다만, 5분은 너무 짧다"는 엉뚱한 말을 내뱉었다. 성적인 의미로 해석될 만한 말이다.
이어 성 의원은 "존경하는 야당 의원들께서 (진상조사위 구성을 주장하는 바람에) 제가 질문할 수 있는 많은 시간을 없앴다. 위원장님께서 좀 보상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인 뒤 본격적인 질의를 시작했다. 당시 성 의원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은 없었다. 성 의원의 발언은 국회 홈페이지의 영상회의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송보기).
시민단체 "한심하고 개탄스러워"... 동료 의원들 "도대체 왜 그런 말을"성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시민단체는 물론 동료 의원들까지 "기가 막히다"는 반응이다.
국감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이지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팀장은 "아직도 국감장에서 국회의원들이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이나 고성·막말을 하는 모습이 한심하다"며 "국민의 정치의식이나 국회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지는데 국회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은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부장은 "의식 수준이 의심스럽다. 뭐라고 언급할 가치도 없다"며 황당해 했다. 김 부장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첫 번째 임하는 국감에서 그런 품위가 떨어지는 말을 하다니 기가 막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국감장에서 이를 제지하거나 문제 삼는 의원이 없었던 데 대해서도 "18대 국회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라고 꼬집었다.
당시 국감장에서 이 발언을 들었던 의원들 사이에서도 뒷말이 나온다. 한 문방위원은 "성 의원의 말을 들으면서 '저게 무슨 뜻일까. 왜 저런 생뚱맞은 말을 할까' 한참 생각했다"며 "이후에 바로 질의가 시작돼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지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생각해 보니 이상한(성적인) 비유의 의미였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혀를 찼다.
또 다른 문방위원도 "그런 (성적인) 농담이었다면 정말 적절치 못한 말"이라며 "의원이 국감장에서 도대체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성 의원 "지나가는 말로 우스개 한 것"장본인인 성 의원은 발언의 진의에 대해 8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냥 지나가면서 우스개 한마디 한 것"이라며 "아무 의미 없다"고 해명했다.
성적인 농담으로 해석돼 부적절하다는 지적에는 "그렇게(성적인 의미로)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런 의도는 전혀 없다, 그런 의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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