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속으로 사라진 '바보 노무현'

[연화장-2신] 한줌의 재 되어 봉하마을로 마지막 여행..."편히 잠드소서"

등록 2009.05.29 19:35수정 2009.05.2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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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29일 저녁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가 화장된 수원시 수원 연화장에서 고인의 분골함을 들고 장지인 봉하마을로 향하고 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29일 저녁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가 화장된 수원시 수원 연화장에서 고인의 분골함을 들고 장지인 봉하마을로 향하고 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29일 저녁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가 화장된 경기도 수원시 수원 연화장에서 고인의 영정과 분골함이 장지인 봉하마을로 향하고 있다.
29일 저녁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가 화장된 경기도 수원시 수원 연화장에서 고인의 영정과 분골함이 장지인 봉하마을로 향하고 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이 엄수된 29일 노 전 대통령 유해를 화장하게 될 수원 연화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미망인 권양숙 여사가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러 나온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이 엄수된 29일 노 전 대통령 유해를 화장하게 될 수원 연화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미망인 권양숙 여사가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러 나온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2신 : 밤 9시 30분]

한줌의 재가 된 유해, 봉하마을로 마지막 여행

"영원히 사랑합니다. 기억하겠습니다. 편히 잠드소서."

한 줌의 재로 돌아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가 "노무현"을 연호하는 수많은 시민들을 뒤로 하고 그가 나고 자란 봉하마을로 가기 위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저녁 8시 47분께 노건호씨가 태극기가 그려진 보자기에 싸인 유골함을 들고 승화원을 빠져나와, 수많은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운구차로 천천히 걸었다. 시민들은 눈물로 그의 마지막 길을 눈물로 애도했다. 한 시민이 "사랑합니다"라고 외치자, 많은 시민들이 따라 "사랑합니다"라고 한 목소리를 외쳤다.

건호씨가 운구차에 오르기 전 시민들에 고개를 숙였고, "노무현"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연화장에 울려 퍼졌다. 이어 시민들은 뒤따르던 권양숙 여사를 향해 울음 섞인 목소리로 "힘내세요" "꼭 밝혀내세요"라고 외쳤다. 한명숙 공동 장의위원장이 권양숙 여사를 대신해 "고맙습니다"라고 나지막이 답했다.

일부 시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이명박 대통령은 들어라, 당신의 말년은 정해졌다"고 외치기도 했다.


저녁 8시 50분, 유골함을 든 건호씨를 태운 운구차가 서서히 연화장을 빠져나갔다. 시민들은 노란 손수건을 흔들며 고인과 작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이 엄수된 29일 노 전 대통령 유해가 안치된 장의차가 수원 연화장으로 들어서자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길을 지켜보러 온 시민들이 노란 손수건을 흔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이 엄수된 29일 노 전 대통령 유해가 안치된 장의차가 수원 연화장으로 들어서자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길을 지켜보러 온 시민들이 노란 손수건을 흔들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1신 : 29일 저녁 7시 30분]


2만여 시민 흐느낌 속에 연화장 도착...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연화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연화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선대식
"편히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이 8번 화로에 들어선 후 이내 화로의 문의 닫히자, 연화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이를 지켜보던 2만 명(주최 추산)의 시민들은 흐느끼며 작별의 인사를 보냈다. 시민들은 고개를 떨어뜨리고 오열했고, 곳곳에서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눈물 섞인 외침이 터져나왔다.

노 전 대통령의 운구차는 오후 6시 8분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연화장에 도착했다. 운구차가 연화장에 들어서자 노란 색깔의 종이모자를 쓴 시민들이 흐느끼며 노란 스카프를 흔들고, 노란색 종이 비행기를 날렸다.

운구차가 화로가 있는 승화원 앞에 선 후, 육·해·공군 의장대에 의해 운구차에서 태극기에 덮인 노 전 대통령의 관이 나오자 연화장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곧 육·해·공군 의장대가 관을 승화원 내로 옮기자 시민들의 흐느낌은 더욱 거세졌다.

이어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정연씨, 그리고 노건평씨 등 노 전 대통령 유족들이 승화원 앞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흐느낌 속에서 "여사님! 여사님!" "불쌍해서 어떻게 해"라고 외쳤다. 권양숙 여사는 흰 손수건을 연신 눈물을 닦았다. 권 여사는 힘이 빠진 듯 여러 차례 뒤로 넘어지려 했고, 정연씨가 권 여사를 부축했다.

노건호씨가 유족 대표로 승화원 입구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마지막 절을 한 후, 승화원 앞뜰에서 이 모습 지켜보던 시민들에게 여러 차례 고개를 숙였다. 이에 시민들은 박수를 치면서 "노무현" "노무현"을 연호했다.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연화장에서 육·해·공군 의장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을 화로가 있는 승화원으로 옮기고 있다.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연화장에서 육·해·공군 의장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을 화로가 있는 승화원으로 옮기고 있다.선대식

노 전 대통령의 화장은 오후 6시 31분께 시작됐다. 연화장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으로 권양숙 여사와 정연씨의 통곡 속에 노 전 대통령의 관이 화로에 들어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시민들은 통곡을 하며 "죄송합니다" "편히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라며 마지막 작별의 인사를 건넸다.

현재 승화원 앞에서는 각 종교단체들의 종교 의식이 열리고 있다.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은 "화장 소요시간은 70분 정도다, 화장 후 냉각·유골 수습·분골까지 30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이후 바로 봉화마을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부고속도로 수원 나들목에서 연화장까지 도로 6km 구간 양쪽에 빼곡히 내걸린 노란 풍선과 노란 리본이 노 전 대통령을 맞았다. 거리에는 '바보 노무현, 당신은 영원한 우리의 대통령입니다' '당신이 꿈꾸는 사람사는 세상 우리가 꼭 만들겠습니다' 등의 펼침막이 나부꼈다.

한편, 이날 연화장에는 주최 추산 2만여 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오전 9시부터 물을 나눠주는 등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수원시 새마을 협의회 관계자는 "오전 9시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며 "수천개 준비한 물도 금세 떨어질 정도도 많은 사람이 왔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연화장을 찾은 시민들은 수원시 연화장에 마련된 대형스크린과 TV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과 노제를 지켜봤다. 노제에서 고인에 대한 묵념이 시작되자, 시민들도 따라 일어서 묵념을 올렸다. 또한 화면에서 <사랑으로> <상록수> 등의 노래가 흘러나오자, 일부 시민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또한 화면에서 권양숙 여사와 건호·정연씨가 흐느끼는 모습이 나오자, 연화장도 눈물바다를 이뤘다.

 29일 오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가 화장되는 수원시 수원 연화장에 노란 리본이 걸려 있다.
29일 오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가 화장되는 수원시 수원 연화장에 노란 리본이 걸려 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가 화장되는 경기도 수원시 수원연화장에 시민들의 메시지를 담은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가 화장되는 경기도 수원시 수원연화장에 시민들의 메시지를 담은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노무현 전 대통령 화장 #연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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