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언론의 횡포는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오마이뉴스 그래픽
그 조중동이 요즘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박근혜 의원을 공격하자, 박사모가 과거의 상처가 도지는 듯 다시 분개하고 있다. 박사모의 정광용 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 시사프로에서 "만약 조중동이 지금같이 국민을 호도하는 행위가 계속될 경우에는 심각하게 절독 운동을 고려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충남 충북 지역 시민사회 단체들도 "행정도시 백지화를 정당화하고 왜곡보도를 일삼는 언론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조중동 행태를 보면서 이게 무슨 언론인가 라는 의심을 갖게 하는 또 다른 행태가 있다. 상식으로 봐서 당연히 기사꺼리인데, 아예 기사로 취급을 하지 않은 무시의 행태가 있는가 하면, 어제 한 이야기와 오늘 하는 이야기가 정치 상황과 그들의 이해에 따라 정반대로 뒤바뀌는 이중성의 행태다.
무시의 행태는 일일이 열거하기 조차 힘들 정도다. 가깝게는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 발간에 즈음하여,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주군에 지원하면서 "죽음으로써 충성을 맹세한다"는 내용의 혈서를 썼다는 일제 때 기사(<만주신문> 1939년 3월31일자)를 공개했는데, 조중동은 입을 맞춘 듯 이 기사를 무시했다.
주요 기사 무시하는 편향성'국경없는 기자회'에서 해마다 '세계 언론자유 지수'라는 것을 발표하는데, 참여정부 때는 10 등급만 떨어져도 참여정부, 노무현 대통령과 연관시켜 질타를 했던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이 이명박 정권 들어서 지난해 47위에서 69위로, 무려 22 등급이나 폭락하여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들보다도 못한 지위로 떨어졌음에도 아예 단신기사로도 내보내지 않았다. 69위가 얼마나 챙피한 자리인지 알기나 하는지. 우리보다 언론자유가 낫다는 나라를 한번 대충 보자. 가나 27위, 나미비아 36위, 루마니아 50위, 아이티 58위, 대만 59위, 보츠와나 62위, 탄자니아 66위, 토고 67위, 불가리아 68위, 한국 69위...
이명박 대통령 사돈의 기업인 효성 그룹의 잇딴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의 포근한 수사 태도처럼, 전혀 보도를 하지 않거나, 아니면 지극히 미온적이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의 사돈 기업이 이런 비리 의혹이 일어났다면 조중동은 어떻게 했을까.
기무사가 민간인 사찰을 한다는 폭로가 있어도, 족벌 언론에서 그런 기사를 보기는 나무에서 물고기를 잡는 일만큼이나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정치 상황이 바뀌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바뀌고 난 뒤 보이는 이중적인 말 바꾸기를 보노라면, 사람이 어찌 이렇게 부끄러움까지도 모를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불과 얼마 전 자기들이 한 이야기를 정면으로 뒤집어버리니.
이명박 정권 들어서 고위 공직자 청문회 때 보인 조중동의 '너그러운 태도'는 참 보기도 민망할 정도였다. 만약 그들이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 때도 그런 너그러움을 보여줬거나, 이번에도 그때처럼 다부지게 비판을 했다면, 이중인격의 비난은 면할 수 있을 터다.
논술 준비하는 학생들이 이 사설을 보면 뭐라 할까 하도 사례가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몇 가지만 예로 들겠다.(민언련 분석을 참고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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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또 인사청문회 결과를 무시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2006년 2월 9일자 사설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편법 증여와 위장 전입 의혹부터 소득세 탈루, 경력 허위 기재, 국민 연금 미납, 상습적인 교통법규 위반까지 최고위 공직을 맡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일부 내정자들의 치부가 드러났다... 200년의 인사청문회 전통을 갖고 있는 미국에선 내정자들이 사소한 불법이나 도덕성에 상처받는 사안이 불거지면 자진해서 사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직을 맡겠다는 사람이라면 그 정도의 인격 수양은 돼 있어야 할 것이다."이랬던 <조선일보>가 2009년 가을 고위 공직자 청문회에서는 아주 유순한 양이 되었다. 9월 15일자 사설을 한번 보자.
"공직 후보자 검증에서 도덕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후보자의 업무 능력과 각종 현안에 대한 견해다. 미국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과거에 재직했던 자리에서 어떤 성과나 오점을 남겼느냐가 그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로 다뤄지고 있다."참여정부 때는 "사소한 불법이나 도덕성에 상처받는 사안이라도 불거지면 자진사퇴하라"고 호통쳤던 <조선일보>가 이명박 정권 들어 고위공직자들의 불법과 편법이 줄줄이 터져 나오자 유순한 변론자의 위치를 넘어, 아예 능력이 중요하지 도덕성이 뭘 하는 식으로 새 논리를 제공하기까지 했다. 참으로 현란한 변신이다.
<조선일보> 2009년 9월 22일자 사설은 참 괴이하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