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칼라얀 학교에 가는 골목길발칼라얀 학교에 가는 노란 티셔츠들
고상훈
다음 날, 우리는 노란색 단체 티셔츠를 입고 발칼라얀 학교로 향했다. 교육봉사는 물론이고 물품지원까지 할 요량이었다. 아침부터 카트만두 시내는 어지러웠다. 경적소리가 온 도시를 메웠고 여기저기 소리를 질러대는 네팔 사람들이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발칼라얀 학교로 가는 골목길로 들어서니 이내 소음은 잦아들고 영화에나 나올 법한 조그만 분교 같은 발칼라얀 학교가 보였다. 아이들은 우리가 온다는 소식에 환영인사를 하러 골목에도 쏟아져 나와 있었고 창문에도 매달려 있었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학교로 들어가려는데 선생님이 자기 이마의 띠까(tika)를 가리켰다. 덧붙이자면 띠까는 힌두 문화권에서 이루어지는 의식으로 이마에 붉은 점을 칠하고 축복을 기리는 의식이다. 나는 흔쾌히 앞머리를 들어서 이마를 갖다 대었고 선생님은 곧 붉은 쌀알을 내 이마에 붙여주셨다. 학교 도서관(사실 도서관이라고 하기에는 그 규모가 작아서 무리가 있다)으로 가는 동안 내 콧등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지만 이마에서 지워낼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