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피부클리닉 다니는 사람이 어떻게 서울을..."

[현장]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 도봉산 등산로 입구 유세

등록 2011.10.22 15:17수정 2011.10.2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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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성신여대 입구 로데오거리 유세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남소연


"텔레비전에서 보던 것보다 인상도 좋으시고 말씀도 잘 하시네요."
"감사합니다."

박원순 범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는 주말인 22일에도 숨가쁜 총력유세전을 이어갔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시 도봉구 도봉산 등산로 입구에서 등산객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등산객들에게 두 손을 쫙 펴며 "기호 10번, 박원순입니다"라고 인사했고, 등산객들은 "꼭 당선되세요",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박 후보의 유세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유인태 전 민주당 의원도 함께했다.

등산로 양옆에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등 형형색색의 재킷을 입은 50여 명의 선거운동원들이 "서! 울! 시! 장! 박! 원! 순!"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동안 우리가 피땀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가 송두리째 무너졌다"며 "이번에 선거에 나가서 바로잡지 않으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10년 동안 힘들게 이룩해 놓은 평화체제를 이명박 정부가 하루아침에 허물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대표도 찬조연설을 통해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1%의 소수 특권층과 대다수 서민들의 대결"이라며 "서민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강남에 연 1억 원짜리 피부클리닉을 다니고, '시장에서 어떻게 옷을 사느냐'고 하는 나경원 후보가 어떻게 서민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올바른 정책을 펴나갈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등산을 하는 길에 박 후보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30분을 기다렸다는 김성희(여, 52)씨는 "선거 전에는 박 후보를 잘 몰랐는데, 직접 만나보니 괜찮은 후보 같다"고 말했다. 등산용품점을 운영하는 이아무개(57)씨는 "언론이 여당 후보는 잘 다뤄주고, 박 후보는 홀대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며 "박 후보에 대한 마타도어가 너무 지나친 점이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등산객 하종오(48)씨는 "나경원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서 소수 특권층만을 위한 시정을 펼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울시장으로서 힘있게 정책을 수행하려면 아무래도 여당 후보가 야당 후보보다는 여러 면에서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유세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떨어지면 안철수 원장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 말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에 대해 "안 원장이 '우리 사회에 변화가 필요하고 박원순 같은 사람이 서울시장에 가장 적절하다'고 말했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의 입장이라는 취지에서 부담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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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거리유세에서 운동원으로 나서준 학생에게 감사 표시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나경원 측 "돈 빌려주니 이자까지 달라는 거냐"

한편, 박 후보의 "내가 떨어지면 안 교수도 타격" 발언에 대해 나경원 후보 선대위의 안형환 대변인은 "참 안타까운 사람이다. 아무리 불러도 안 교수가 묵묵부답이니 아예 협박을 하고 있다"며 "차라리 안 교수보고 서울시장에 나가라고 양보하지 왜 처음부터 자신이 하겠다고 욕심을 부렸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관련 논평에서 "안 교수는 이미 박 후보에게 큰 양보를 하고 많은 것을 주었는데 그것도 모자라 안 교수를 자꾸 선거판에 끌어들여 자신의 권력욕의 최후의 도구로 이용하겠다는 것은 인간적으로도 해서는 안 될 일이며 결국 안 교수마저 망가뜨리는 국가적 손실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또 "다시 안 교수를 끌어들여 자신의 권력욕을 만족시키는 도구로 이용하겠다는 것은 '돈 빌려주니까 이자까지 대주라는 것'처럼 뻔뻔한 짓"이라며 "안 교수가 연구와 강의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박 후보는 더 이상 사모곡을 부르지 말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에 나선 사람은 '박원순'이지 '안철수'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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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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