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자주 외박하면 여당 승리?
"투표율 55% 넘어야 야당 유리해"

[판세 분석] 여야 모두 "힘든 싸움" 이구동성... 전문가 "새누리 15~20석 확보"

등록 2012.03.29 10:07수정 2012.03.2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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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최대승부처는 총 지역구의 19.5%(48석)가 몰린 서울이다. 서울에서 과반 이상을 확보해야 원내 1당이 가능하다. '탄핵 역풍'이 불었던 17대 총선 때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16곳밖에 못 얻었고, '뉴타운 바람'이 불었던 18대 총선 때는 통합민주당(현 민주통합당)이 불과 7곳에서 당선됐다. 바람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판세 예상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한 자리 수를 넘어 두 자리 수 의석을 확보하면 잘한 것"이라고 보고 있고, 민주통합당 역시 "실상 우세지역은 얼마 안 된다"며 "지금 나온 숫자만 보면 상당히 괴롭다"고 호소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확실한 우세 지역은 5곳뿐... 경합우세 포함해도 20개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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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박선숙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은 28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확실히 우세를 보이는 곳은 5개 안팎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차범위를 계산해 7% 포인트 이상 앞선 지역은 대체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고 경합우세(3~7% 포인트 차) 지역을 포함해도 20개 안쪽"이라며 "사실 경합열세이거나 초경합 지역이 제일 많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자체 조사 결과, 현재 광진을(추미애), 마포을(정청래), 도봉갑(인재근), 구로을(박영선), 금천구(이목희) 정도만 우세지역으로 꼽히고, 나머지 지역에선 박빙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종로(정세균), 구로갑(이인영), 광진갑(김한길), 서대문갑(우상호), 성동을(홍익표) 뿐만 아니라 도봉갑을 제외한 이른바 '강북벨트'도 접전 지역으로 꼽힌다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성식·정태근 의원이 출마한 관악갑과 성북갑도 초접전 지역으로 분류했다. 관악갑에선 한광옥 정통민주당 대표가 출마해 유기홍 민주당 후보의 표를 10% 이상 잠식하고 있고, 성북갑의 유승희 후보도 정태근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이란 설명이었다.


이와 관련, 박 사무총장은 "민주당은 현역의원이 별로 없는데 새누리당은 대다수가 현역 의원이라 현역 프리미엄과 여당 프리미엄이 작용하고 있다"며 "각 지역에서 뛰고 있는 우리 후보들이 그 심판론을 다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실시된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를 봐도 오차범위 내 접전 지역이 상당하다. <중앙일보>-한국갤럽-앰브레인이 지난 24~25일 지역구별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최대 허용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4.0%포인트)에 따르면,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35.5%)와 신경민 민주당 후보(32.4%)가 맞붙는 서울 영등포을의 격차는 불과 3.1%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서울 중구에선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가 28.9%, 민주통합당 정호준 후보가 34.2%로 5.3% 포인트 차였다.


<중앙일보>-한국갤럽-앰브레인이 지난 26일 지역구별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4.0%포인트)에 따르면, 서대문갑에서 '리턴매치'를 벌이는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31.7%)와 우상호 민주당 후보(33.4%)의 격차도 1.7% 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다만, 은평을 야권단일후보인 천호선 통합진보당 후보(24.2%)는 같은 조사에서 이재오 새누리당 후보(39.1%)에게 14.9% 포인트로 뒤졌다. 그러나 천 후보는 지난 22~23일 <매일경제>-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지역구 유권자 5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당시엔 27.0%를 얻어, 이재오 후보(30.8%)를 3.8% 포인트 차로 추격 중이었다.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14~15일 실시한 동대문을 여론조사 결과(5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 포인트)도 마찬가지였다.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가 35.1%를 확보한 가운데, 민병두 민주당 후보(32.8%)가 2.3%포인트 차로 쫓아오고 있었다.

즉, 일부 후보를 제외하고 오차범위 내 접전이 치열한 셈이다. 18대 총선 당시 금천구(342표 차), 구로갑(926표 차), 영등포갑(988표 차) 등 미미한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린 지역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승패를 예측하긴 상당히 어렵다.

[새누리당] "심판론 구도에서 출발해... 서울 10석 넘는 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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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혜훈 종합상황실장이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9대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후보자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하지만 새누리당은 "잘하면, 한 자리 숫자를 넘어 두 자리 숫자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며 탄핵 역풍이 불었던 17대 총선보다 못한 성적을 거둘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

신동철 새누리당 종합상황부실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잘해야 한 자리 수를 넘어 두 자리 수를 얻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소 '엄살'이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현재까지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만 갖고 얘기한 것"이라며 "냉정하게 얘기해서 서울에서 10석을 넘는 게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신 부실장은 "수도권 특성상 선거가 정당대결 양상으로 가게 돼 있는데 새누리당은 '심판론'이란 불리한 구도에서 출발하고 있다"며 "강남·서초·송파 6곳을 제외하고 이길 수 있는 지역이 많지 않다"고 짚었다.

그는 구체적으로 종로(홍사덕), 중구(정진석), 용산(진영), 서대문을(정두언), 동대문을(홍준표), 은평을(이재오), 영등포을(권영세), 양천갑(길정우), 강동갑(신동우), 동작을(정몽준) 등 총 10곳을 꼽으며 "도봉갑 등 다른 (열세) 지역은 카운트도 하지 않는데 앞서 말한 지역들마저 박빙 지역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신 부실장이 언급한 지역은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이 '탄핵 역풍'에도 사수했던 곳이다.

신 부실장은 이어 "이 같이 불리한 프레임 속에서 출발하는 이상 앞으로 돌발악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주요 관건"이라며 "최근 선거경향상 돌발악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이틀 만에 확연한 변화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새누리당 15~20석, 민주당 25~35석 정도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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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제13대 종정 진제 대종사 추대법회'에 참석해 합장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새누리당이 서울에서 15석 내외를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큰 틀에서 보면 야당이 서울에서 우세하다"며 "새누리당은 초강세지역인 강남·서초·송파 등 6곳과 인물경쟁력을 갖춘 곳, 친박 프리미엄을 갖는 곳 등 총 15석 정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탄핵 역풍 때도 살아남았던 영등포을, 서대문을, 동대문을, 동작을 등이 인물경쟁력이 우세한 곳으로 본다면, 종로(홍사덕), 서대문갑(이성헌), 강서갑(구상찬), 도봉을(김선동) 등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활약 여부에 따라 당락이 갈릴 수 있단 분석이다.

이혜훈 새누리당 종합상황실장도 전날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17대 선거 때는 하루에 20곳을 방문한 기록도 있는 걸로 아는데, 이번에 박 위원장의 각오는 그때보다 더 결의에 차 있다"면서 "이번에는 선대위 실무자들끼리 반드시 외박을 시키자는 결의가 단단하다"고 말한 바 있다. 즉 '박근혜 마케팅'인 셈이다.

윤 실장은 "선거기간 동안 박근혜 위원장의 지원이나 방문이 있을 경우, 만만찮은 방어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들이 몇몇 있다"며 "17~18대 선거 때처럼 도드라지게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심판 정서가 현재 완화되긴 했지만 소멸됐다고 보진 않는다"며 "남은 기간 현 구도에서 야당이 심판론을 적극 제기한다면 서울에선 심판정서가 부활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새누리당이 서울지역에서 15~20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박빙 지역이 많기는 하지만 새누리당이 20석 이상 얻긴 힘든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경합우세 지역을 따져보면 민주당이 25~35석 정도, 통합진보당이 1~2석, 무소속 후보가 2석 정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중구나 종로, 동대문을이나 은평을 등은 여론조사 결과가 모두 들쭉날쭉해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참여정부까지 연결될 수 있는 한미FTA와 제주해군기지 이슈를 현 정권 심판론과 함께 제기하면서 심판론이 많이 희석됐다"며 "새누리당 쪽에서는 대권주자인 박근혜 위원장이 움직이는 반면, 민주당 쪽은 '관리형 대표'인 한명숙 대표가 움직이는 것도 '전망형 투표'에서 민주당이 불리한 점"이라고 꼽았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투표율'에 주목했다. 그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선 투표율이 50% 초반 수준대로 예측되는데, 이 정도 투표율로는 여·야 중 누가 더 유리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적어도 투표율이 55% 정도 돼야 야권이 좀 유리한 구도"라고 말했다.
#4.11 총선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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