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역 가는 길...아, 가을하다

가족과 함께 한 문학기행

등록 2013.10.28 09:52수정 2013.10.2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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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청소년특별판 '너, 아니?'에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청소년들의 글을 가감없이 싣습니다. <편집자말>
우리나라의 자랑스런 이야기꾼 김유정 작가. 지난 26일 누나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김유정 작가의 마을인 실레 마을로 문학 기행을 다녀왔다. 온 가족이 함께 가서 더욱 즐거운 여행이었다.

 

실레 마을은 강원도 춘천시에 있어 버스 타고 2시간 달려서 도착했다. 김유정역이 있어서 기차 타고 갈 줄 알았는데 버스를 타고 가게 되서 아쉬웠다.

 

김유정역 앞에서.  우리나라에서 사람 이름을 딴 역이름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한다.
김유정역 앞에서. 우리나라에서 사람 이름을 딴 역이름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한다.이찬영
▲ 김유정역 앞에서. 우리나라에서 사람 이름을 딴 역이름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한다. ⓒ 이찬영


실레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전상국 작가님의 유쾌하고 뜻 깊은 강의를 들었다. 강의를 듣고 나니 김유정 작가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게 됬다. 김유정 작가는 다른 작가들과 달리 지식인들이 쓰는 어려운 낱말을 사용하지 않고, 밑바닥 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썼다고 한다. 

 

전 작가님은 오늘날 사람들이 김유정의 작품을 더 많이 읽는 이유도 말해주었다. 이광수나 채만식 같은 일제강점기 때 작가들이 주로 자신의 생각을 작품에 담으려 한 반면 김유정은 시대와 공간을 떠나 누구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썼단다.

 

강의를 다 듣고 난 후 점심을 먹으러 근처 유명한 맛집에 가서 춘천의 자랑거리인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었다. 닭갈비는 부드러워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고, 막국수는 탱탱한 면발과 각종 채소 그리고 환상적인 소스가 어우러져 기발한 맛을 냈다. 또 아이스크림이 무한 리필이라 후식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춘천 막국수 맛이 최고였다. 역시 막국수는 춘천 막국수
춘천 막국수맛이 최고였다. 역시 막국수는 춘천 막국수이찬영
▲ 춘천 막국수 맛이 최고였다. 역시 막국수는 춘천 막국수 ⓒ 이찬영


점심을 다 먹고 실레 이야기길 산책에 나섰다. 실레 이야기 길은 김유정 작가가 쓴 작품에 나오는 곳을 실제로 따라가 보는 산길이다. 춘호처가 맨발로 더덕 캐던 비탈길, 도련님이 이쁜이와 만나던 수작골 길,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 길 등 작품 속 등장인물의 흔적을 푯말로 표시해 놓아 산책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1시간 30분 정도 이야기길을 걷고 나서 김유정 문학관에 갔다. 여기에는 김유정 작가의 여러 자료를 전시해 놓았다. 또 <봄·봄>에 나오는 점순이 키 재는 장면과 <동백꽃>에 나오는 닭싸움 장면을 조각한 상들도 있었다.

 

 김유정 문학관에는 <봄·봄>에서 장인과 내가 점순이의 키를 재보는 장면을 조각상으로 만들어놓았다.
김유정 문학관에는 <봄·봄>에서 장인과 내가 점순이의 키를 재보는 장면을 조각상으로 만들어놓았다.이찬영
김유정 문학관에는 <봄·봄>에서 장인과 내가 점순이의 키를 재보는 장면을 조각상으로 만들어놓았다. ⓒ 이찬영


문학관에는 김유정 동상도 있었다. 책을 들고 서 있는 김유정 동상 앞에서 나도 책을 들고 서봤다(사실 별 느낌은 없었다). 문학관 둘러보는 것을 끝으로 이날의 문학기행을 마쳤다.

 

김유정 동상 앞에서 김유정 문학관에 있는 김유정 동상 앞에서 나도 책을 펼쳐 들었다.
김유정 동상 앞에서김유정 문학관에 있는 김유정 동상 앞에서 나도 책을 펼쳐 들었다.이찬영
▲ 김유정 동상 앞에서 김유정 문학관에 있는 김유정 동상 앞에서 나도 책을 펼쳐 들었다. ⓒ 이찬영


전상국 작가님이 한 말 중에 '가을하다'라는 말이 있다. 가을 느낌을 표현하는 새로운 말이었는데 작가님의 말씀처럼 참 '가을한' 하루였다.

2013.10.28 09:52ⓒ 2013 OhmyNews
#실레마을 #실레이야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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