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은 취임 후 일주일에 반 이상을 인천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그는 "부족한 운동을 할 수도 있고, 시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기회라 좋다"고 말했다.
한만송
60~70대 노인들은 종종 "인천은 한때 야도(野都)였다"고 말한다. 과거엔 언론들도 인천을 '야도'로 표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대선에 출마했을 때 인천을 찾아 '야도'다운 지지를 부탁한다고 했다.
인천은 왜 '야도'로 통했을까. 대한민국 정부 출범 후부터 이승만 정권이 무너지기 전까지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 결과 때문이다. 2대부터 4대까지 인천에서 당선된 국회의원 9명 가운데 여당인 자유당 소속은 두 명에 불과했다. 당시 인천을 '야도'로 이끈 주요 정치인은 죽산 조봉암을 비롯해 장면, 곽상훈, 김은하 국회의원 등이었다.
하지만 이제 인천을 '야도'로 부르지 않는다. 이를 입증하듯 19대 총선에선 여야가 지역구 12개를 절반씩 나눠 가졌다.
송영길(51) 현 인천시장은 2010년 야당 소속으로 당선했다. 인천이 고향은 아니지만, 송 시장은 1980년 민주화 바람과 함께 인천으로 이사와 아이를 낳고 길렀다. 그 아이들이 이제 인천에서 대학을 다닌다. 인천사람이 된 것이다.
송 시장은 지난 8일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시사인천>은 인천시장 선거 유력 후보자 중 다섯 번째로 송 시장을 최근 그의 집에서부터 인천시청까지 동행 인터뷰했다. 인터뷰를 2회에 나눠 보도한다.
24평형 아파트서 속옷 차림으로 기자 맞이해송 시장은 취임 1주년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하철로 출퇴근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 이후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천지하철 풍경을 올렸다. 지하철에서 시민들과 대화하는 모습, 책을 보거나 조는 그의 모습도 종종 올라왔다. 정치인들은 선거를 앞두고 '친서민' 행보를 위해 전철 등을 이용하는 퍼포먼스를 종종 한다. 인구 300만 인천의 수장은 정말 지하철로 출퇴근할까?
지난 7일 오전 7시 30분께 계양구에 있는 송 시장의 집을 찾았다. 취재를 가겠다고 약속한 시각은 8시였다. 아파트 입구에선 만난 송 시장 수행비서가 "시간이 남았지만 그냥 올라가자"고 해 따라갔다.
"공무원들은 9시 출근인데, 시장을 수행하면 피곤하겠다"고 하자 그는 "뭐, 그렇죠"라고 답했다. 송 시장이 사는 아파트는 오래돼 보였다. 24평 크기다. 수행비서는 몇 평에 사는지 궁금했다. 공무원 생활을 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얼마 전 청라에 48평형 아파트를 장만했다고 한다. 장모를 모신다는 말도 덧붙였다.
초인종을 누르자, 송 시장은 속옷 차림으로 문을 열었다. '커피 한 잔 정도는 주겠지' 하는 기대는 한순간에 깨졌다. 그는 특유의 '무뚝뚝한' 표정으로 문만 열고는 작은 방(서재) 컴퓨터 앞에 앉았다. 취임 이후 4년째 쓰는 '시정일기' 작성중이었다. 그는 거의 매일 시정일기를 쓴다. 인천시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데, 조회 수가 하루 수천 건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