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인쟁영입위원장 안아주는 김세균 국민모임 창당준비위원회 공동대표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폐공장에서 열린 '국민모임(가칭)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상임대표로 선출된 김세균 서울대 교수가 정동영 인재영입위원장을 안아주고 있다.
유성호
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이 3일 4.29재보궐 선거 서울 관악을에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지난 30일 출마선언을 하고 나흘 만이다. 당시 자신의 여의도 사무실에서 열린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그는 "국민모임을 반드시 대안야당으로 키워야겠다. 그리고 진보세력을 통합해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이 의지할 수 있는 진보적 대중정당,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해야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의 말은 자신이 '국민모임'의 후보로 출마한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였다. 이후 그의 측근들에게 물었을 때도 "국민모임 후보로 출마하는 게 맞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런 질문을 한 이유는 국민모임이 아직 온전한 정당 체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모임은 기호를 부여받을 수 없고, 서류상으로 정 위원장은 '무소속'이다. 그가 스스로 이력에 국민모임 소속 후보임을 밝히는 것만이 허용된다.
그래서 선거기간 국민모임 후보임을 밝힐 것인지를 물은 것이고, 위와 같은 답변을 받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정작 국민모임 쪽은 정 위원장의 출마에 어떠한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모임은 바로 전날인 3월 29일 중앙당창당준비위 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들어갔다. 그런 가운데 어쩌면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유일한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정 위원장 출마에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출마선언 자체가 갑작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에 다소 늦어질 수 있다고도 봤지만, 국민모임은 그 후 며칠이 지나도록 논평이나 보도자료 하나 내놓지 않았다. 특히 국민모임을 주도한 창준위 공동위원장 김세균 서울대 교수가 정 위원장의 출마를 강하게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 위원장이 선거운동을 정식으로 시작한 이날까지도 국민모임 후보로 확인하는 공식적인 언급조차 전혀 없다.
이와 관련해 국민모임 측은 "창준위 의사결정을 하는 상임위원회가 아직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세균 교수, 신학철 화백, 최규식 전 의원 등 공동상임위원장 이외에 아무런 체제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현재 상황이 설명되지는 않는다. 실제로는 정 위원장의 출마 선언 전후로 국민모임 내에서 상당한 의견 충돌이 있었고, 아직까지 그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출마 요구에서 출마 반대로, 불출마에서 출마로... 엇박자 낸 두 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