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성주 배치 반대 주민 서명서에 심기 불편한 황인무 국방부차관성주군수와 성주군민들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국방부 옆 국방컨벤션에 항의 방문해 사드 성주 배치 반대 주민 서명서를 황인무 국방부차관에게 전달하고 있다.
유성호
국방부 앞에 도착한 성주군 주민들의 분노는 불 같았다. 내리자마자 "사드배치 결사반대" 구호를 외친 주민들은 황인무 국방부차관의 설명도 마다하고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직접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에 성주군을 출발, 오후 4시경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옆 국방컨벤션에 도착한 주민들은 머리띠를 두르고 사드배치 결사반대 구호가 적힌 작은 펼침막을 펴든 채 버스에서 내렸다. 이들은 "청정지역 사드배치 강력하게 규탄한다!" "성주지역 사드배치 국방부는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국방부 항의방문을 시작했다.
국방부의 안내에 따라 국방컨벤션 내 설명회장으로 들어가는 중에도 주민들은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주민들이 외치는 구호로 국방컨벤션 로비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다. "민주주의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부지 선정에 항의한 주민도 있었다.
성주군에서 버스를 타고 온 주민과 재경 성주군 향우회원 등 300여 명이 설명회장을 채운 가운데 국방부가 계획한 설명회가 진행되는 듯했다.
주민들은 우선 항의의 뜻을 황 차관에게 전달했다. 이재복 사드 성주배치 반대 범군민대책위원장은 "정부가 마음대로 선물이라고 준 사드에 대한 성주군민들의 답변"이라며 반대의 뜻을 모은 주민서명지를 전달했다. 이어 이날 오전 성주읍에서 열린 범군민결의대회에서 김항곤 군수와 성주군의원 등이 쓴 혈서도 전했다.
서명지와 혈서를 받은 국방부는 설명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화는 풀리지 않았다. 황 차관이 마이크를 잡고 자기를 소개했지만 주민들은 "장관이 나와라" "한민구는 나와라"고 외쳤다. 일부 주민이 "한민구 장관이 올 때까지 우리가 기다려 보입시다"라고 제안해 설명회는 시작도 못한 상태다.
오후 4시 25분부터 한 장관을 기다리기 시작한 주민들은 기다림이 길어지면서 분노의 수위도 올라갔다. 주민들은 "성주 사람들이 개돼지라서 한민구가 안 오냐, 한민구 안 오면 성주군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거로 알겠다. 그러니까 여기서 똥 오줌을 싸버리겠다" "국방부장관이 안 올거면 대통령이 와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의 분노가 높아지자 김항곤 군수는 "국방부 차관 얘기로는 국회 예결위원회에 출석한 국방부장관을 여야 의원들이 놓아주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어쨌든 장관을 데려온다고 했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