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한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전 공동대표를 지난 26일 정의당 당사에서 만났다.
유성애
"엄마, 정치 그만둬. 다른 이모·삼촌들한테 하라고 해."
"후야, 근데 엄마들이 (정치를) 직접 하지 않으면 누구도 관심을 안 주더라. 스쿨존에서 차들이 쌩쌩 달려도, 썩은 감자가 학교 급식으로 나와도 별문제가 안 돼. 누가 대신 싸워주지 않아서, 그래서 엄마들이 나서는 거야."
"엄마 근데, 나도 엄마가 너무 필요해. 나도 엄마 필요하니까, 그럼 이제부터는 나 학교 가는 시간에만 정치 하면 안 돼?"
며칠 전 새벽, 조성실 정의당 보육·노동특별위 위원장(정치하는엄마들 전 공동대표)이 자다 깬 여덟 살 첫째 아이와 나눈 대화라고 한다. 엉엉 울면서 "정치 그만하라"는 첫째를 보며 조 위원장은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두 번째로는 슬펐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런 메모를 남겼다.
"네게 엄마가 필요하듯, 엄마에게도 너희들이 필요해. 너희와 함께하는 시간을 지키려고 엄마가 정치를 한다는 걸, 너도 언젠가는 알게 될까."
4.15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한 조성실 후보를 지난 26일 정의당 당사에서 만났다. 다섯 살, 여덟 살 남자아이 두 명의 엄마인 조 후보는 정의당 전국위 투표를 통해 피선거권(출마권)을 부여받은 2명 중 하나다(다른 한 명은 배복주 후보).
심상정 대표는 지난 2월 초 조성실 후보의 입당식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 제정과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 소송을 선두에서 이끌어왔다, 실제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정치의 기능을 앞장서서 잘 수행해온 분"이라고 소개했다.
조성실 후보는 지난해 약 1년간 이용호 의원(무소속, 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실 정책비서관으로 일하며 유치원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과 '하준이법(주차장법 일부개정안)' 등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에 주력해왔다.
그는 "엄마 아빠들이 밖에서 외치는 목소리를 국회 안에서 법안과 정책으로 만들어낼 사람, 당사자의 절박한 마음으로 국회 안에서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유치원·학교들이 긴급 휴원·개학 연기를 하면서 조 후보 또한 다른 부모들처럼 걱정이 많았다. 주거지 인근 10여 가정과 함께 공동육아를 하는 중이지만, 이 또한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휴원했기 때문이다.
조 후보도 유치원생·초등생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급하게 시어머니와 주변 이웃에 신세를 지고 있단다. 그는 "교육부가 '긴급 돌봄' 제도를 실시한다지만, 학부모들 중엔 연락을 받지 못했다거나 아이들을 돌보려 결국 연차 휴가를 썼다는 등 현장에서는 다들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더라"라며 "이런 경우 아이 돌봄을 위해 노동자들에게 유급 휴가를 주거나,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조 후보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
"'정치하는 엄마들' 만나며 많이 울었다... 돌봄·양육 당사자 목소리를 국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