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도심에 투입된 스페인 공수부대원(마드리드 EPA =연합뉴스) 스페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들에게 2주간 외출 자제를 요구한 가운데 수도 마드리드 도심의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공수부대원들이 배치돼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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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가 위기 상황이 선포된 13일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총 5232명이었으니, 3월 17일인 오늘 (현지시간 23시 기준 스페인 보건부 통계자료) 총 1만1826명과 비교하면, 불과 나흘간 6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증가했다. 사망자 수는 133명에서 533명으로, 400명이 증가했다.
지난 주말 사이 스페인의 모든 미디어가 코로나19 이야기로 뜨겁고, 정부의 비상 시행령 등도 점차 강해지면서, 이제 대부분의 주민들이 칩거에 들어갔고, 필자가 살고 있는 바르셀로나도 고요해졌다. 늘상 듣던 자동차들 빵빵 거리는 소리도 없고, 가끔 하늘에서 들리던 헬리콥터 소리, 응급차 소리, 심지어는 사방에서 공사하던 소리들도 모두 사라졌다. 이렇게까지 조용할 수가 있을까.
늘 시끌벅적하고 어디선가 '와하하하'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하는 것이 스페인 문화이기도 하지만, 특히 국가 위기 상황이 선포되기 직전이었던 지난 12일까지만 해도, 모두들 일을 하고 학교를 가고 카페에 가고, 다른 어느 하루와 크게 다를 것 없었던 일상이었는데... 각자 24시간 '집콕'을 하는 지금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선명한 대비로 느껴진다.
모두들 각자의 집에서 묘한 긴장감과 지루함 사이를 오가면서 며칠이 지나갔다. 어제도 오후 내내 추적추적 비가 내려서 우울한 상황에 청승맞은 분위기까지 더하더니, 오늘은 하늘이 맑게 개어서 발코니에서 볕도 좀 쬐고 하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밖에 나가서 조금 걸을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이렇게라도 햇살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지난 주말 라반가르디아의 일기예보는 비가 올 것을 예고하면서 '날씨가 집콕하기 좋게 도와줄 것'이라고 했는데, 아니다. 집콕을 하루만 하는 거면 모를까, 장기간 이어질 칩거에는 날씨라도 좋아서 각자의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와야 겨우 힘이 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