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대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에서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유세를 하고 있다.
이희훈
지금 상황을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종부세를 놓고 정책 연대라도 선언할 기세입니다. 명분은 그럴 듯 합니다. "집값이 올라 실거주를 하는 사람들의 과도한 세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거죠.
그렇다면 무작정 종부세 깎아주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일까요? 사실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자들이 늘긴 늘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 기준 9억 원 초과 공동주택은 전국 30만 9361가구입니다. 지난 2018년 종부세 부과 대상 공동주택이 약 14만 가구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량 많아진 것입니다.
이 기간 동안 서울 집값이 '폭등'하면서 발생한 현상입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13~17일)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 1216만 원으로 9억 원을 넘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 635만 원이었는데, 불과 2년여만에 3억 원 이상이 오른 것입니다.
문제가 뭘까요? 집값이 오른 게 문제일까요? 아니면 종합부동산세율이 문제일까요? 종부세 인하는 '언발에 오줌누기'일 뿐, 근본 대책이 아닙니다. 집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종부세 대상자는 많아질 겁니다. 그때마다 세금 깎아주겠다고 할 겁니까? 문제는 종부세가 아니라 급등한 집값입니다.
청년층은 자신의 월급으론 변변한 집을 사지 못해 '3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세대'가 됐습니다. 아파트 세입자들은 집값 급등으로 덩달아 오르는 전세가를 맞출 수 없어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아파트 한 채 겨우 가진 사람들도 집값이 오르면서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자가 되고 있습니다.
정답은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 아니라 집값을 낮추는 것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집값을 내리는 정책을 쓰면 됩니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19번이 넘는 부동산정책을 내놨지만,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했습니다. 정부의 정책 실패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 부동산 정책을 총괄했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민간 임대 주택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며 민간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다주택자들에게 온갖 특혜를 몰아줬습니다. 지난 2017년 12월 개인임대사업자 제도를 도입해, 8년 이상 주택을 임대하면 해당 주택에 대해선 종부세를 매기지 않았습니다. 취득, 양도세도 깎아주고, 대출 규제도 풀어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