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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들' 표심, 돈으로는 못 삽니다

[이런 시장을 원한다!] 동물친화적 도시, 시장에게 바라는 4가지

등록 2021.02.28 12:08수정 2021.02.2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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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7일 재·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각계각층 유권자의 목소리를 '이런 시장을 원한다!'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뉴노멀' 시대 새로운 리더의 조건과 정책을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편집자말]
선거철이다. 각 후보는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해 갖가지 정책을 발표한다. 이 과정에서 동물을 보유하고 있거나,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반려인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으로 선심성 정책을 던지는 후보도 나올 수 있으나, 이는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비효율적인 정책을 남발하는 것이며, 실질적으로 동물에게 도움이 되기 어렵다.

동물권이 동물들이 불필요한 학대나 착취를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는 만큼, 동물의 권리가 보다 향상될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2019년 정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 중 26.4%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이 중 개가 38.9%, 고양이는 32.8%이다.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니, 전체 인구의 4분의 1은 반려동물과 생활공간을 같이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여러 사회적 효과가 나타난다. 첫째, 유기동물의 급증과 동물학대 발생 증가다. 2020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구조된 동물은 13만 5791마리로, 이는 2017년(10만 2593마리), 2018년(12만 1077마리)에 비해 늘어났다.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이 2017년 398건으로, 2013년 132건에 비해 증가했다. 그러나 위반자 중 구속 사례는 단 한 명이었다. 최근 청와대는 동물을 잔인하게 학대하고 살해하는 영상을 공유하는 이른바 '동물판 n번 방 사건'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폭발하자, 동물학대에 대한 양형 기준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둘째, 동물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다. 최근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민원도 증가했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 내 사소하거나 큰 갈등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셋째, 반려동물산업의 증가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란 용품점을 비롯하여 숙박업, 미용업, 훈련소 등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산업이다. 최근 반려동물을 호텔에 맡겼다가 죽어 문제가 된 사건이 있었다.

넷째,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다. 2018년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실시한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를 보면, 가격이 일반 축산물보다 비싼 동물복지 축산물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59.9%가 있다고 답했다. 


어느 정도 추가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엔 최대 20%까지 더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이는 동물, 환경에 대한 윤리적 소비를 하겠다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 네 가지는 서로 관련이 있다.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면 동물보호 인식이 늘어날 거 같지만, 연간 유기동물 발생 수 증가를 보면 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하면서 버리는 사람들이 증가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과 부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 1, 2위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다. 이는 가장 선진적인 문화가 빠르게 유입된다는 의미이자, 두 도시가 낸 정책이 여러 다른 지역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서울시와 부산시가 미래를 내다본 선진국형 정책을 제안하고 실현한다면 다른 지자체의 모범이 될 수 있다. 유기동물 발생률을 줄이고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쉽게 팔고 쉽게 살 수 있는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

유기동물 입양센터와 보호소의 경쟁력을 키우자
   
 서울시내에 있는 한 펫샵
서울시내에 있는 한 펫샵전채은
   
서울시는 펫샵이 줄어드는 추세다. 2020년 말 서울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9년 567개 업소였던 펫샵은 2020년 470개로 감소했고, 애견카페 등 동물전시업도 85개소에서 77개소로 줄었다.

펫샵에서 판매하는 동물들은 번식장에서 태어나 경매장을 거쳐 매장으로 들어오게 된다. 번식업의 경우 허가제로 전환되면서 규제가 이전보다 강화되었으나, 선진국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번식장에서 태어난 동물들은 번식군이 한정되어 있어 유전적 질병이 많다. 한창 사회적 관계를 배워야 할 시기(6개월까지) 어미와 형제로부터 떨어져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되니, 행동학적으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미 독일과 영국 등에서는 펫샵이 사라진 지 오래다. 구조가 근본적으로 동물복지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독일 사람들은 동물을 입양하기 위해 보호소를 간다. 모든 가족이 입양에 동의해야 하며, 보호소에서 시행하는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재유기와 학대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품종 있는 개를 키우고 싶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은 정부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은 브리더(사육자)에게 연락해 그곳을 직접 방문한 후 개를 구입해야 한다. 매장에서 상품을 고르듯이 골라 사는 시스템이 없는 셈이다.

2019년 서울시가 낸 통계에 따르면, 펫샵에서 동물을 구입한 비율은 25.1%, 유기동물입양은 11.6%, 유상과 무상 등 동물입양은 각각 17.3%, 35.7%, 인터넷을 통한 구입은 4.4%였다.

무상, 유상 입양이란 지인 등을 통해 구입한 경로를 의미한다. 펫샵에서 동물을 사지 않고 유기동물을 입양하게 되면 번식장-경매장-펫샵이라는 이 과정을 줄일 수 있고, 유기동물의 안락사율도 줄일 수 있다.

2019년 유실·유기동물 통계에 따르면, 보호소로 들어온 동물 중 분양은 16.4%, 자연사는 24.8%, 안락사는 21.8%, 소유주 인도는 12.1%였다. 보호소에서 안락사율이 높은 것은 입양하는 사람이 적다는 의미고, 자연사율이 높은 것은 작은 공간에 많은 동물이 밀집됨으로써 질병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유기동물 입양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오해, 질병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 그리고 새끼 때부터 기르고 싶다는 욕망 등이 작용한다.

서울시는 유기동물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반려동물지원센터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접근성 있는 입양공간을 마련하고, 상담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기관이 마포와 구로 등 몇 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5개 자치구 전부로 확대하여 시민들이 접근성 있는 곳에서 동물을 쉽고 안전하게 입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또한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사람들에게는 등록비를 면제해주거나 할인해줘야 한다.

동시에 부산과 서울의 위탁보호소는 리뉴얼이 필요하다. 서울시 자치구 내 대부분의 유기동물은 동물구조관리협회에서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오래된 건물에서 보호하고 있고, 서울시가 보호소를 새롭게 건립하고자 하는 계획은 2014년부터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아무런 실현도 되지 못하고 있다.

보호소는 예뻐야 한다. 언제든지 시민들이 편하게 방문하여 유기동물과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현재 동물구조관리협회는 경기도 양주에 있지만, 지자체, 정부와 협의에 의해 리뉴얼할 수 있다고 본다.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서울대공원도 경기도 과천에 있다.         
  
동물친화적인 문화를 만들자
  
 동물복지축산물은 찾는 사람이 없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형으로 축산업을 바꾸지 않는 이상 살처분은 계속될 수 있다.
동물복지축산물은 찾는 사람이 없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형으로 축산업을 바꾸지 않는 이상 살처분은 계속될 수 있다. 전채은
 
동물 관련 산업에서 미용업, 동물병원 같은 필수 불가결한 활동을 제외하고 동물을 일정 기간 보유하거나 관리하는 업종은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훈련소, 애견카페, 위탁관리업 등 모두 관련법이 있으나 지자체 고유의 조례를 통해 일정한 자격 조건을 갖춘 사람만이 운영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서울시, 부산시만큼은 조건과 환경에 좋지 않은 동물산업이 무분별하게 팽창하는 것을 막아야 하지 않을까.

2011년 서울시에서 대규모 '모피쇼'가 열린 적이 있다. 많은 동물보호단체의 반대에도 쇼는 강행되었다. 모피는 살아 있는 상태에서 털을 벗겨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학대산업으로 인정되고 있다. 물론 누군가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시장의 리더쉽은 행사를 만들고 주최하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정부는 2012년부터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1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도 인증 비율은 높지 않다. 산란계 농장 15%, 육계 5.9%, 양돈농장 0.3%, 젖소 농장 0.2% 수준이다.

얼마 전 강력한 살처분 정책으로 복지농장의 닭들까지 살처분되는 상황을 많은 시민이 지켜보았다. 시장의 리더십은 이런 데서 발휘해야 한다.

지난 시장 선거에서는 적어도 관공서 내만이라도 구내식당에 채식 식단을 넣어달라는 요구가 실현되지 못했다. '채소만 먹고는 일 못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채식을 못 하면 적어도 동물복지 축산물을 관공서에서 소비하겠다는 의지표명이 필요하다. 적어도 구내식당에 평생 좁고 더러운 우리에 갇혀 날개조차 펴지 못한 채 살아가는 닭의 알로 만든 계란말이는 나오지 않게 해야 하지 않나.

환경과 생명을 생각해 조금 비싸더라도 복지축산물을 구입하겠다는 의지가 새로운 리더쉽에 의해 추동되어야 한다. 소비가 진흥되면 생산도 바뀔 수 있다. 서울시와 부산시가 모범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동물학대 근절과 예방의 도시로 만들자
  
 최근 발생한 한 동물학대사건으로 다리를 잃은 고양이. 현재 수사 중이며 범인을 찾고 있다. 길고양이는 쉽게 학대의 대상이 된다.
최근 발생한 한 동물학대사건으로 다리를 잃은 고양이. 현재 수사 중이며 범인을 찾고 있다. 길고양이는 쉽게 학대의 대상이 된다. 동물을위한행동
 
동물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학대 또한 늘어날 수 있다. 이전보다 사람들의 눈에 학대로 보이는 일이 눈에 많이 띄면서 신고율이 늘어나는 동시에, 주변에 보이는 동물을 향해 잠재적 폭력성이 드러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동물학대는 동물을 잔혹하게 괴롭히고 죽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강력범죄자는 어릴 적 동물학대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공감 능력의 결여는 더 강도 높은 폭력을 요구하고, 이 폭력은 결국 사람에게도 행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동물학대 수사는 각 경찰서의 지능범죄수사과나 경제팀에서 하고 있다. 그러나 쏟아지는 다른 사건들이 많아 동물학대 수사에 큰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지 못한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이나 부산지방경찰청에 동물학대 전담 수사팀 혹은 전담 경찰을 두는 것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아이나 배우자에게 휘두르는 폭력이 반려동물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여성 청소년계와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의미 있다.

또한 길고양이는 대도시일수록 많다. 이를 둘러싼 갈등도 생기지만, 동물학대자에게 길고양이는 길거리에 널린 밥이다. 증거를 찾기 어렵다 보니 길고양이를 향한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경찰의 엄중한 수사도 필요하지만, 평상시 교육과 홍보도 중요하다. 길고양이 급식소가 있거나 학대가 의심되는 지역은 모니터링이 수시로 이뤄져야 하며, 간단한 홍보물을 부착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작은 일이라도 각 자치구에서 모두 실시해주면 좋겠다. 각 학교에서는 무엇이 동물학대이고, 학대를 발견했을 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 교육을 의무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면 아이는 부모에게 이를 이야기하고, 자연스럽게 동물학대를 근절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갈등 조절하고 협의하는 사회 분위기 만드는 게 리더쉽
  
 길고양이는 돌봄의 대상인 동시에 학대로부터 늘 위협받을 수 있다. 동물학대 예방과 근절에 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길고양이는 돌봄의 대상인 동시에 학대로부터 늘 위협받을 수 있다. 동물학대 예방과 근절에 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전채은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사회적 갈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질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람은 늘 있고,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2022년까지 반려동물 운동장을 각 자치구에 설치하기로 했지만, 민원과 갈등은 여전하다.

최근 반려동물을 산책시키는 시민들이 이전보다 눈에 많이 띈다. 코로나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면서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개에게 산책은 의무이고 필수라는 인식이 생겨서이다. 그러나 여전히 배변 봉투, 목줄 등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인구밀도가 높은 곳일수록 갈등은 더욱 심화된다.

시장은 신이 아니니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시장의 리더십은 시민들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협의하는 데서 나와야 한다. 질서를 지키지 않고, 무리한 요구를 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는 시민도 시민이다. 서울과 부산에는 사람만 살고 있지 않다.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정책을 만들고,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시장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동물은 아쉽게도 투표권이 없다. 그러나 투표권을 가진 시민 중에는 인간만이 이 지구에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그렇기에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평가해, 능력 있는 시장을 선출할 것이다.
#동물복지 #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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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위한 행동 Action for Animals(http://www.actionforanimals.or.kr)을 설립하였습니다. 동물을 위한 행동은 산업적으로 이용되는 감금된 동물(captive animals)의 복지를 위한 국내 최초의 전문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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