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에 있는 한 펫샵
전채은
서울시는 펫샵이 줄어드는 추세다. 2020년 말 서울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9년 567개 업소였던 펫샵은 2020년 470개로 감소했고, 애견카페 등 동물전시업도 85개소에서 77개소로 줄었다.
펫샵에서 판매하는 동물들은 번식장에서 태어나 경매장을 거쳐 매장으로 들어오게 된다. 번식업의 경우 허가제로 전환되면서 규제가 이전보다 강화되었으나, 선진국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번식장에서 태어난 동물들은 번식군이 한정되어 있어 유전적 질병이 많다. 한창 사회적 관계를 배워야 할 시기(6개월까지) 어미와 형제로부터 떨어져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되니, 행동학적으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미 독일과 영국 등에서는 펫샵이 사라진 지 오래다. 구조가 근본적으로 동물복지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독일 사람들은 동물을 입양하기 위해 보호소를 간다. 모든 가족이 입양에 동의해야 하며, 보호소에서 시행하는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재유기와 학대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품종 있는 개를 키우고 싶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은 정부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은 브리더(사육자)에게 연락해 그곳을 직접 방문한 후 개를 구입해야 한다. 매장에서 상품을 고르듯이 골라 사는 시스템이 없는 셈이다.
2019년 서울시가 낸 통계에 따르면, 펫샵에서 동물을 구입한 비율은 25.1%, 유기동물입양은 11.6%, 유상과 무상 등 동물입양은 각각 17.3%, 35.7%, 인터넷을 통한 구입은 4.4%였다.
무상, 유상 입양이란 지인 등을 통해 구입한 경로를 의미한다. 펫샵에서 동물을 사지 않고 유기동물을 입양하게 되면 번식장-경매장-펫샵이라는 이 과정을 줄일 수 있고, 유기동물의 안락사율도 줄일 수 있다.
2019년 유실·유기동물 통계에 따르면, 보호소로 들어온 동물 중 분양은 16.4%, 자연사는 24.8%, 안락사는 21.8%, 소유주 인도는 12.1%였다. 보호소에서 안락사율이 높은 것은 입양하는 사람이 적다는 의미고, 자연사율이 높은 것은 작은 공간에 많은 동물이 밀집됨으로써 질병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유기동물 입양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오해, 질병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 그리고 새끼 때부터 기르고 싶다는 욕망 등이 작용한다.
서울시는 유기동물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반려동물지원센터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접근성 있는 입양공간을 마련하고, 상담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기관이 마포와 구로 등 몇 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5개 자치구 전부로 확대하여 시민들이 접근성 있는 곳에서 동물을 쉽고 안전하게 입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또한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사람들에게는 등록비를 면제해주거나 할인해줘야 한다.
동시에 부산과 서울의 위탁보호소는 리뉴얼이 필요하다. 서울시 자치구 내 대부분의 유기동물은 동물구조관리협회에서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오래된 건물에서 보호하고 있고, 서울시가 보호소를 새롭게 건립하고자 하는 계획은 2014년부터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아무런 실현도 되지 못하고 있다.
보호소는 예뻐야 한다. 언제든지 시민들이 편하게 방문하여 유기동물과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현재 동물구조관리협회는 경기도 양주에 있지만, 지자체, 정부와 협의에 의해 리뉴얼할 수 있다고 본다.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서울대공원도 경기도 과천에 있다.
동물친화적인 문화를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