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하는데, 유튜브 알고리즘에 딱 맞는 이야기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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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며칠간 영상을 하나하나 보고 있었더니 유튜브가 비슷한 콘셉트의 새로운 채널을 띄웠다. 나의 원래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인지 관련 채널로 확장해가고 싶지는 않아서 굳이 클릭하지 않고, 대신 원래 보던 유튜버를 구독했다.
굳이 구독하지 않아도 영상이 계속 뜨기 때문에 나에게 구독은 영상을 보기 위한 목적보다 이 채널의 팬으로서 지지를 보내는 의미에 가까운 것 같다. 사실 알고리즘을 적당히 끊어내고 어느 정도는 거리 두기를 할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필요해서 접근한 콘텐츠가 아닌데도 묘한 샛길로 빠져들어서 어느새 엉뚱한 세계를 헤매고 있을 때가 있어서다.
물론 생각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게 신선하고 즐거울 때도 있지만, 알고리즘을 따라가다 보면 세계의 양면성이나 포괄적인 부분을 전반적으로 살피기보다 나의 관심사에 가까운 어느 일면이 세상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쉬운 듯하다.
어떨 때는 애플워치 후기를 검색하다가 아이패드부터 아이맥까지 사고 싶어지는 내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이게 정말 내가 사고 싶은 것인지,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부추기는 것인지 골똘히 생각해보기도 한다.
내가 원하는 정보에만 효율적으로 접근하는 것과 관련 정보의 확장을 이어나가는 것. 이 둘 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내가 그 방대한 정보의 컨트롤 센터 역할을 잘 해내지 못하면 낯선 파도에 휩쓸려 떠밀릴까 봐 겁이 날 때도 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하는데, 유튜브 알고리즘에 딱 맞는 이야기가 아닌지.
물론 유튜브 알고리즘이 생각지도 못하게 바다 너머 한 아이의 무해한 웃음으로 나를 이끌어준 것은 고마운 일이다. 덕분에 내가 아이를 귀여워할 수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으니까.
다만 유튜브가 이끄는 대로 삶의 무게중심을 옮겨가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 두기와 적절한 밀당으로 함께하면 좋지 않을까. '유튜브 그만 봐!'라고 잔소리 할 사람이 없는 어른이라, 아직은 유튜브 알고리즘과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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