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서울광장 분향소에 설치된 10.29 이태원참사 추모의 벽에 빼곡히 붙은 메시지를 읽고 있다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참사가 발생한 직후부터 이태원역 1번 출구에는 애도하는 시민들의 메시지가 접차식 쪽지에 가득 담겼다. 1주기를 보내며 빼곡히 채워진 메모지에는 떠난 이들에 대한 슬픔과 미안함 그리고 그리움이 가득했다. 그리고 책임자 처벌을 바라는 분노, 안전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다짐들이 빼곡히 적혔다.
지난 1년 동안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은 진실버스를 타고 전국을 다니며 참사를 알렸고, 서울에서 159km를 걸었다. 단식을 하고, 10.29km의 도심을 걸었다. 1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10.29 이태원참사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에 동참했다. 일요일 저녁이라 걱정이 컸던 1주기 추모집회에는 1만70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언론에서는 1주기를 맞이해 참사에 대해 다양하게 보도했다.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얼마만큼 되었는지, 책임자는 어떻게 되었는지,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왜 아직까지 싸우고 있는지를 알렸다.
주말에 분향소를 찾은 사람들 중에는 1주기 방송을 보고나서 현 상황에 대해 알게되었다는 시민들이 꽤 많았다. 언론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유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더 안전한 세상이 되도록 특별법을 만들자는 주장에 동의했다. 하지만 특별법은 여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법이 제정된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분향소에서 리본을 만들던 생존자는 이렇게 말했다.
"특별법만 제정되면 춤이라도 추겠다."
듣고 있던 유가족은 이렇게 말을 거들었다.
"서울광장에서 춤판을 벌입시다."
'10.29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제정된다고 바로 안전한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현재보다는 분명 더 나은 미래일 것이다. 모두 함께 광장에서 춤추는 시간이 어서 오도록 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고작 참사 1년이 지났을 뿐이다.